[앵커]
지난 2016년 인천의 한 교회 부목사가 여성 청년을 성폭행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습니다.
당시 가해자가 소속된 감리교단은 엄정하게 치리할 것을 약속했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고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교단 차원의 징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성범죄자를 처벌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교단 내 여성 목회자들이 철저한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지난 2016년 초 인천 A감리교회 청년 담당 목사가 같은 교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역 사회 유력교회이자 많은 교회들이 성장 모델로 삼고 있던 교회에서 부목사가 청년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소식은 교단 안팎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 감리교 본부는 11개 연회 자격심사위원장과 재판위원장들이 모인 가운데 학연과 지연 등을 탈피해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전용재 목사 /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2016년 6월 14일)
“흔히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은혜라는 이름으로 덮어주자 그런 쪽으로 많이 갔는데, '재판이나 심사 자격 과정에서 학연가지고 하지마라', '인연으로 하지마라', '인정으로 하지마라',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이제는 엄정하게 해라' 그렇게 주문을 했어요.”
그러나 재판을 공정히 진행하겠다는 다짐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S목사는 2016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중이지만 S목사가 소속된 감리교 중부연회는 아직까지 어떤 재판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감리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와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교회성폭력TF팀은 중부연회를 항의 방문하고 실형이 확정된 성폭력 가해자를 징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홍보연 목사 / 기독교대한감리회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
“(성폭력) 가해 목사가 사회법에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강간치상으로 판결받아 2년 가까이 복역 중에 있는 동안 그 목사를 치리해야 하는 연회는 그 일을 몰랐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걸까요? 정말 몰랐을까요? 가해 목사는 중부연회 직전 감독께서 시무하는 교회의 부목사였습니다.”
중부연회측은 해당 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양성평등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공문 내용에 따라 원칙에 의거해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조인현 목사 / 감리교 중부연회 총무
“저희들에게 제보나 어떤 문건이 들어온 게 없습니다. 저희들이 그렇다고 미온적인 것은 아니고요. 앞으로 이런 교회 내 성폭력 같은 문제가 있을 때 저희 연회가 능동적으로 잘 처리할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감리교 양성평등위원회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고발자가 없으면 재판을 진행하지 않는 현실은 감리교단의 치리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교회성폭력대책을 전담할 기구를 설치하고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할 것과 교회성폭력 근절을 위해 취약한 관련법 내용을 개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기자회견 / 17일, 인천 중부연회
(영상취재 / 정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