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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공사에 '뚝' 끊긴 그린레일웨이…안전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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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공사에 '뚝' 끊긴 그린레일웨이…안전까지 위협

    산책나섰던 시민들 공사 현장 보고 발걸음 돌리거나 무단횡단

    부산 해운대구에 조성된 친환경 산책로 '그린레일웨이'가 왕복 6차선 도로 신설 공사에 의해 사실상 단절되면서 불편은 물론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시가 지난해 옛 동해남부선 부지에 친환경 산책로 '그린레일웨이'를 만들어 놓고 곧바로 이를 가로지르는 왕복 6차선 도로 공사를 시작하면서 산책로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별다른 안전조치나 안내도 없이 공사가 길어지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평일 오전 해운대구 좌동의 한 산책로. 한 중년 남성이 길을 따라 미포 방향으로 걷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남성의 앞에는 곧게 뻗은 산책로 대신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난 왕복 6차선 공사 현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구에 조성된 친환경 산책로 '그린레일웨이'가 왕복 6차선 도로 신설 공사에 의해 사실상 단절되면서 불편은 물론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진=송호재 기자)

     

    공사 중인 도로 너머에는 다시 산책로가 이어지지만, 횡단보도를 찾던 남성은 현장을 바라보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부산시가 조성한 '그린레일웨이' 2차 구간 가운데 해운대해수욕장과 500여m 떨어진 옛 과선교 지점의 모습이다.

    시는 전체 9.8㎞ 구간 가운데 부산기계공고에서 미포까지 2.4㎞ 구간을 먼저 개통했다.

    하지만 개통과 비슷한 시기 40년된 고가도로 '과선교'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왕복 6차선 도로를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새로 만들 도로가 가로지르면서, 이처럼 산책로가 중간에 잘려나간 것이다.

    산책나온 시민 김모(68)씨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고 해서 나왔는데, 횡단보도도 없이 길이 뚝 끊겨 황당하다"며 "비용이 들겠지만, 시민들을 위해서 지하차도나 고가로를 조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조성된 친환경 산책로 '그린레일웨이'가 왕복 6차선 도로 신설 공사에 의해 사실상 단절되면서 불편은 물론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진=송호재 기자)

     

    게다가 시민들이 복잡한 공사 현장을 벗어나려고 흙더미를 오르내리거나 심지어 차량이 달리는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별다른 안내나 안전조치가 없어 시민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인근 주민들은 환경을 개선하는 공사이니 만큼 어느 정도 감수할 부분이 있지만, 공사가 길어지면서 보행자는 물론 주민 역시 불편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오래된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도로를 만드는 등 공익을 위한 공사이니 만큼 몇달 동안 각종 불편을 참아왔다"며 "하지만 애초 이번달 중순 끝난다던 공사가 마무리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불만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애초 계획대로 산책로를 연결하는 교차로를 만들 예정이며, 이번 달 안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에는 산책로가 아닌 교차로를 설치하도록 설계돼 있어, 공사 때문에 산책로가 끊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다소 불편함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기한 안에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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