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가 편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인 김경수 전 의원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보여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8일 조선일보가 공개한 김씨의 편지에 따르면, 그는 "2016년 10월 김 의원에게 모바일 형태의 매크로를 직접 보여줬다"며 "김 의원은 그때 카니발을 타고 제 사무실에 와서 제 브리핑을 받은 후 모바일 매크로가 작동되는 것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개를 끄떡여서라도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말했고, 김 의원이 고개를 끄떡여 저는 '그럼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김씨는 "김 의원은 댓글 조작을 시연하는 기계를 보여준 데 대해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말했다"면서 "그는 우리가 친밀한 관계임에도 흔적만은 남기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댓글조작이 진척되는 과정마다 김 전 의원에게 보고했었다고 주장했다.
인사청탁과 관련해서는 김 전 의원에게 결국 이용만 당하고 속았다며, 이를 항의하다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돌이켜보면 김 의원은 저를, 또 경공모 회원들을 용이하게 이용해먹기 위해 감언이설로 인사문제로 속인 것"이라고 적었다.
김씨는 이와 함께 검찰이 사건을 축소하려 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특검 등의 수사가 김 전 의원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른 피고인 조사 시 모르는 검사가 들어와 '김경수와 관련된 진술은 빼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며 "사건의 주범인 김 의원을 기소하지 않고 저나 경공모 회원들만 엮어서 단죄한다면 경찰과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적었다.
이런 김씨의 주장에 대해 김 전 의원 측과 검찰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김 전 의원 캠프 대변인 제윤경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도 되지 않는다. 당당하기 때문에 특검까지 수용한 것"이라며 "특검안 표결이 있는 날 범죄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1면에 실어준 황당한 보도행태에,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에서 김씨에게 김 전 의원에 관한 진술을 빼라고 지시하거나 말한 적 없다"며 "면담 상황은 모두 녹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14일 면담에서 댓글수사 축소, 경공모 회원 불처벌, 자신의 석방을 조건으로 김 전 의원에 관한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해 그럴 수 없다고 했더니 경찰과 언론에 알리겠다고 하면서 면담을 중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