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공동 연구진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물속에서 걸어 다니고 물건을 잡아 옮길 수 있는 '스마트 겔(gel) 로봇'을 개발했다.
미국 럿거스대 기계항공우주공학과 이호원 교수와 고려대 기계공학부 최원준 교수팀은 21일 3D 프린팅 기술로 스마트 겔 로봇을 제작, 물속에서 걸어 다니고 물건을 잡아 옮기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겔 같은 부드러운 물질은 딱딱한 고체 소재보다 저렴하고 설계나 제어가 간단해 소프트 로봇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소재를 이용하면 문어 같은 해양생물을 모방한 소프트 로봇이나 인공 심장·근육 같은 장치를 만들 수 있어 바이오의학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호원 교수는 설명자료에서 "우리가 만든 3D 프린트 스마트 겔은 수분 함량이 높고 아주 부드러운 인체와 유사한 조직으로 돼 있어 바이오 메디컬 공학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빛에 반응해 겔이 되는 감광성 용액과 미소규모(microscale)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 겔 로봇을 만들었다. 감광성 용액에 자외선(UV)을 쪼이면 수분 함량 70% 이상의 하이드로겔로 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겔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스마트 겔 로봇을 물속에 넣고 전기를 가해 물건을 잡아 이동시키고 사람처럼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 막대 형태의 스마트 겔이 전기가 가해지면 한쪽으로 구부러지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유튜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hsRnLf9iNU&feature=youtu.be)
1인치(2.54㎝) 크기의 사람 형태 스마트 로봇은 용액에 전류가 흐르지 않을 때는 꼿꼿이 서 있다가 전류가 흐르면 팔, 다리, 몸체가 구부러지면서 옆으로 이동하고 전류가 차단되면 다시 바로 서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걷는다.
최원준 교수는 "이번에 만든 스마트 겔 로봇은 생체 내와 유사한 환경인 용액 속에서 전기장을 이용해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체에 적합한 소재를 사용해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면 체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등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ACS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5월 18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