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개헌안' 표결 강행…향후 개헌 협상에 부정영향 전망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4일 개헌안 표결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야 3당이 대통령에게 개헌안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등 야 3당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의장과의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국회에서 표결처리하기보단 철회해주기를 요청해 달라는 청원을 하기로 했다"며 "헌정특위 활동기간이 남았으니 대통령 발의안을 충분히 참고해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6월 개헌이 무산된 것은 유감이지만 국민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개헌안을 국회가 부결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부결보단 철회해 줄 것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24일 개헌안 처리는 헌법상 국회의 의무이기에 협상의 대상이 아니란 입장이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이 헌법적 권리로 발의한 헌법 의결시한은 24일"이라고 강조하며 "헌법을 무시한다면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현재까지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당 등 여야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개헌안 통과는 물론이고 의결 정족수인 192석 조차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의결종족수를 채우지 못해 표결이 성립되지 못해도 개헌안은 죽어버릴 수밖에 없다.
헌법 130조에선 개헌안을 '60일 이내' 표결하도록 돼 있어, 만약 협상이 성사가 돼 60일 이후에 통과되더라도 위헌 소지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여야간의 합의 없는 '식물 개헌안'의 표결을 밀어 붙이는 것은 민주당이 개헌 실패 책임을 야당에게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개헌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돌리기 위한 그림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개헌안 표결을 밀어 붙이는 데 있어 실익이 없단 지적도 나온다. 어차피 통과되지 못할 개헌안을 밀어붙여 야당과의 이후 개헌 협상의 여지를 좁힐 수 있단 관측이다.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개헌안 표결 강행에 대해 "향후 개헌논의에서 상당히 최악의 방법"이라며 "국회의장께서도 대통령 개헌안 철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사무처 의사과는 이날 "24일 오전 10시 헌법 130조와 국회법에 따라 헌법 개정안 심의를 위한 본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