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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페미니즘은 파시즘" 워마드 폐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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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페미니즘은 파시즘" 워마드 폐지 왜?

    일베 미러링 위해 만들어졌지만 과격화로 비판
    전문가 "페미니즘 꽃 피우기 전 소멸될까 걱정"

    사진=WOMAD 홈피 캡처

     

    지난 1일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 폐쇄를 요구하는 글이 70건 이상 올라왔다.

    워마드는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다. '일간베스트'(일베)같은 여성 혐오 커뮤니티에 대한 미러링(mirroring)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미러링 방식이 갈수록 극단화·과격화 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워마드는 최근 한 남성 게임BJ가 인터넷 방송 초기부터 써온 인사말 '보이루'가 여성 비하 표현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 BJ는 법적대응할 방침이다.

    15일 전후로는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대학 남자 화장실에서 찍은 몰카 사진을 무더기로 게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배우 유아인의 이른바 '애호박 발언'이 논란이 됐을 때도 그를 조롱하는 글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여성 혐오 대응이라는 애초 취지와 달리 워마드가 극단적인 남성 혐오로 치닫자 해당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일 한 청원자는 청와대 게시판에 "한국의 페미니즘은 나치즘이자 파시즘"이라며 "약자의 탈을 쓰고 자유롭게 폭력을 행사하는 워마드 같은 페미나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워마드가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에 숨어 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일베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일베를 미러링하는 워마드 폐지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 이나미 원장은 워마드의 과격한 남성 혐오 발언을 '스프링 현상'(Rebound phenomena·리바운드 페노미나)으로 설명했다.

    이나미 원장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억눌러온 감정이 극단적인 남성 혐오로 표출된 것 같다. 피해의식과 분노가 성숙하게 변환되어 이들이 타자를 배려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며 "페미니즘이 극단화되고 왜곡되면서 제대로 꽃 피우기 전에 소멸되고 외면받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워마드는 여성 혐오에 대한 저항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방식은 대결을 부추겨 남녀 화해를 가로막을 뿐"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일베나 워마드 같은 혐오 사이트 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안 되어 있다. 대신 문제적 표현을 삭제하는 등 게시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호박 발언 이후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글로 홍역을 치른 유아인은 20일 BBC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은 이 시대에 매우 중요한 인권이다. 그러나 진영논리에 빠지고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지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남녀가 좀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공존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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