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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안보실장 "北 입장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 중"

대통령실

    정의용 안보실장 "北 입장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 중"

    文, 북 비핵화에 따른 체제 안전보장 등 강력한 중재안 제시할 듯
    북미 정상회담 성사와 한국이 원하는 비핵화 방식 목표 설정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의견조율에 나선다.

    ◇ 북미 정상회담 성사와 한국이 원하는 비핵화 두 가지 목표 설정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측 입장에서 우리가 조금 더 이해하는 방향으로 저희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최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문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방식에 각을 세운 만큼,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체제 안전보장과 핵무기 반출 방식 등을 놓고 문 대통령이 보다 구체적인 중재안을 트럼트 대통령에게 제안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를 북미 정상회담 성사와 한국이 원하는 비핵화 합의 두 가지로 잡았다.

    정 실장은 "잘 아시는 것처럼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며 "그 다음에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북미간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 두 가지 목표를 위해 (한미) 두 정상이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공유하시는 것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6·12 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지, 또 합의를 이룰 경우 그 합의를 어떻게 잘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두 정상간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간 첫 만남을 앞두고 판 자체를 깨지 않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방식과 미국이 원하는 방법론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절묘한 중재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체제보장 언급없이 미국이 핵반출 프로세스를 먼저 일방적으로 강요했다고 북한이 발끈하고 나선 만큼, 문 대통령의 중재안에는 완전한 핵폐기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체제보장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한 비핵화가 확실히 담보된다면 올해 안에 남북미 대화를 통한 3자간 종전선언, 북미간 연락대표부 설치,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 해제뿐 아니라 미국의 제재 해제 시점도 앞당기는 등 일종의 과감한 '당근'과 단호한 '채찍'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2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한반도 당사자인 한국과 북한의 핵개발 상대국인 미국 정상이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자리여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의 중재안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장시간에 걸쳐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적처럼 찾아온' 북미 정상회담이 서로간의 오해로 자칫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체제 안전보장과 비핵화 이행방식을 담은 중재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할 경우, 향후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전반의 향배로 가를 전망이다.

    ◇ "한미 정상 짜여진 각본없이 진실한 대화"

    청와대는 최근 미국 조야와 백악관 일부에서 제기된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꼭 해야 하는지 참모들한테 묻고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우리가 감지하기에 그런 것은 없다"며 "양국 NSC간 협의 과정이나 어제 한미 정상간 통화 분위기에서도 그런 느낌은 못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정상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한국측 설명과 북한의 태도가 왜 다르냐"라고 물었다던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서도 "제가 정상통화에 배석했는데 그런 질문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정 실장은 "지금 북미 정상회담은 99.9% 성사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에 대비는 해야한다"며 조심스런 반응도 보였다.

    정 실장은 "한미 간 공조는 긴밀하다.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도록 한미가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다양한 논의가 실무 차원에서 있었으나 이번에는 정상 차원에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특히 예전과 다르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짜여진 시나리오 없이 양 정상간 진정성을 가지고 진행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두 정상간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잘 이끌어가는지 두 정상 차원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요 목적"이라며 "정상회담 이후 발표문도 없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와 달리 두 정상 사이에 수행원들이 배석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수행하는 저희들도 두 분이 어떻게 얘기할지 예측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다. 이것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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