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개헌안 철회 요청 야3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왼쪽 세번째)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간사,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김광수 간사, 정의당 김종대 간사 (사진=이한형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개헌안의 처리 시한인 24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이들에 더해 자유한국당까지 불참할 방침이어서 표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 합의의 산물이 아니라며 개헌을 위해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찬성을 얻으려는 노력이 없었기에 협치를 파괴하고 정쟁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개헌안 부결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가면 지방선거의 공정성 시비가 발생할 것이 뻔한 만큼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신속하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도록 문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개헌의 근간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고 국민 표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편에 있는데 대통령의 개헌 발의 권한은 (군사독재 정권의) 유신 헌법 반영 사항"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개헌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표결에 부쳐진다면 부결이 뻔함은 물론 개헌의 불씨를 꺼버리는 것이므로 청와대에서 이를 철회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도 "내일 대통령 개헌안의 표결이 강행된다면 부결이 명확함은 물론 그 여파로 개헌안 공론화의 장 또한 와해될 것"이라며 "야3당을 주축으로 불씨를 살리고 거대 양당이 이에 응답하면 개헌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공동 회견문을 통해 "국회가 (드루킹) 특검과 추경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내며 정상화되고 민생과 개혁 입법에 매진하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초당적 개헌 논의의 동력을 살려낼 기회"라며 "대통령께서 개헌을 철회하면 멈췄던 국회의 개헌열차가 출발할 것"이라고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 야3당은 24일 개헌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참석하지 않고 개헌안 투표를 무산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113석을 가진 자유한국당도 불참 의사를 밝혀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한 표결 불성립이 확실시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회의가 강행되더라도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야4당 공동(불참)이다"라며 "표결이 불성립함에도 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회의장의 중재를 통해 헌정특위가 합의를 이뤄내고 헌법 절차를 따르는 것을 막겠다는 행위"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민주당의 요구대로 24일 본회의가 열릴 경우 28일로 예정된 민생법안 처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개헌안 표결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는 재적 288명의 3분의 2인 192명으로 한국당 의원들만 불참해도 정족수가 미달된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본회의가 강행되면 28일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느냐는 질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여야는 지난 18일 '드루킹' 특검과 추경 처리를 합의하면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결의안, 물관리일원화 관련 3법, 생계형적합업종지정특별법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