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리벤지 포르노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호소했다. A씨는 이 글을 공유해서 널리 알려달라고 밝혔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양예원님을 통해 큰 용기를 얻었고 저도 밝히고 싶어 게시합니다"
피팅 모델의 잇단 '미투'에 이어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피해담도 새롭게 폭로되고 있다.
A씨(21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년 전 그 사람과 교제 중 나체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로 시작하는 피해담을 올렸다.
그는 "(전 남자친구가) 처음엔 5장씩, 며칠 지나서 10장씩 달라고 했다"며 "(전 남자친구가) 제 페이스북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는 제 나체사진을 '나만 보기'로 설정하고는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제 일반 셀카 사진을 콜라주해 구석진 곳에 제일 작게 제 나체사진까지 포함을 시켜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으로 해놓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남자친구한테 화를 내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더 수위 높은 사진을 요구했다고 한다. 사귀는 과정에서 바닥에 눕힌 채로 발로 맞기까지 했다고 했다.
1년 반만에 헤어졌지만, 이후에는 더 끔찍한 일이 그에게 찾아왔다.
A씨는 "2월부터 갑자기 제 나체사진들이 수많은 사이트에 퍼졌다"며 "수위가 높은 사진들, 움짤, 합성사진까지 올라왔고 심지어 제 신상정보까지 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전에 거주하던 집 주소와 현재 사는 주소, 나이, 고등학교, 대학교 학과, 핸드폰 번호, 페이스북 주소 모든 정보가 다 공개됐다"며 "심지어 전화로 너희 집 다 아니까 곧 찾아갈게라며 음성변조를 한 전화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 차례 자살 기도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결국 가족도 (이 일을) 알게 됐다"며 "아빠는 저 몰래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는 소리까지 지르며 울분을 토했다"고 덧붙였다.
A씨에게 보낸 전 남자친구의 카톡. 대화 내용 중 사진 한장을 한 사이트에 추가한다는 내용의 톡이 보인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전 남자친구는 이런 사정을 악용해 더욱 교묘하게 협박해 왔다고 한다.
A씨는 "자기가 부를 때 안 나오면 (사진) 한 개씩 올리겠다고, 학교에도 다 알리겠다, 서서히 죽이겠다고 했다"며 "이 사람은 실제로 절 죽이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죽인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글 말미에는 "저는 이렇게 망가져 버렸는데 그 사람은 떳떳이 잘 살고 있다"며 "그 사람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의 실체를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내고 있고 저한테 이런 짓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제 이름으로 페북을 가입하면 또 자연스레 사람들은 저를 찾는다"며 ""그동안 (온라인커뮤니티에) 저에 대한 (조롱) 글을 올리셨던 분들 법적조치 취하겠다"고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이 글은 24일 현재 해시태그(#) withyou와 함께 약1000개에 달하는 공감을 받고 있으며 600여 개 가까이 공유되고 있다.
한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성단체들은 지난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처벌법 제14조를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14조는 '타인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사진을 촬영하거나 유포한 경우' 처벌하고 있으나, 스스로 자신의 영상을 촬영하면 그 대상에서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