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지난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 비행장 항공역수송과 관계자들이 안내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교두보 역할로 주목받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24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폐기행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한국 기자들은 물론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기자들이 풍계리로 이동한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를 전세계에 알려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려는 북한 입장에서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공보를 통해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 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외무성의 설명을 종합하면 핵실험장 폐기에는 다량의 폭탄이 4개의 갱도에 설치된 뒤 이를 터트리고 이후 갱도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핵실험장 인근에 설치된 모든 건물에 대한 철거도 완료되고 인력 전원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8년 6월 10·3 합의에 따라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한국 기자들을 포함한 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했다.
현재 풍계리에는 북한이 1차 핵실험부터 지난해 말 진행된 6차 핵실험까지 사용한 1, 2번 갱도와 아직 사용하지 않은 3, 4번 갱도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약속하면서 "3, 4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정도 건재하다"고 말해 이미 수명이 다 한 핵실험장 폐기가 아닌 북핵 포기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핵실험장 폐기행사에서 3, 4번 갱도의 완전한 폐기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린다.
전날 북한 원산에서 풍계리로 이동한 한국 기자단을 포함한 외신 취재진들은 3번 갱도 위쪽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에서 핵실험장 폐기 전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24일 오후에 예정대로 진행한다 해도 실제 폭파 장면이나 폭파 전후 북한의 설명 등은 25일 새벽(한국시간)에나 전세계에 타전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에서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촬영하고 취재한 기자들이 다시 원산에 설치된 프레스센터로 복귀하는 데는 차량과 기차를 통해 12시간 안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폭파 장면이 녹화 중계되는 시점은 우리 시간으로는 새벽 3시~5시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워싱턴 입장에서는 24일 오후 시간대여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참모들의 반응이 즉각 나올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