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지도와 모형도 (사진=더선)
"촬영 준비됐습니까?"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2번 갱도 앞에서 폭파를 준비하는 북측 인사가 기자단을 향해 물었다.
2번 갱도 오른쪽으로 2백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군인 4명이 폭파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셋, 둘, 하나'를 세자, '쾅'하고 거대한 굉음소리가 났다.
순간 해발 2205미터의 만탑산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2번 갱도 입구에 있는 흙과 부서진 바위들이 쏟아져 나왔다.
입구쪽에서 첫 폭음이 들린 이후, 안쪽으로 더 들어간 곳에서 연속적으로 두번째 폭음이 들렸다.
또 연이어 15초 뒤에는 2번 갱도 부근의 관측소가 폭파됐다. 역시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연기가 계곡을 뒤덮고 쏟아져 내려갔다.
이윽고 연기가 걷힌 계곡에는 사방이 파편들로 가득했다.
맨 처음 폭파가 진행된 2번 갱도는 북한이 2차부터 지난해 9월 마지막 6차까지 무려 4번의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다.
만탑산 가장 위쪽에 위치해 '북쪽 갱도'로도 불리는 곳이다.
북측은 2번 갱도에서 폭파작업을 마친 뒤 오후 2시 17분부터 서쪽의 4번 갱도에서 폭파작업을 이어갔다.
갱도가 폭파됐고 철공제작소로 알려진 이른바 단야장 건물도 폭파됐다.
또 생활동 건물 5개동도 연쇄적으로 폭파됐다.
북측은 이날 오후 4시 2분쯤부터는 남쪽의 3번 갱도를 폭파하기 시작했다.
앞서 이뤄진 4번과 3번 갱도는 아직 한번도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갱도였다.
군막사로 보이는 막사 건물도 역시 폭발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이날 폭파는 점심시간을 포함해 5시간여에 걸쳐 이뤄졌다.
북측은 폭파에 앞서 핵무기 연구소 부소장이라고 밝힌 인사가 국제기자단에게 사전브리핑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