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의로 전격 성사된 '5.26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구하기'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서한을 통해 '취소 선언'을 한데 이어, 북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대화 담화'가 나오면서 다시 살아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반드시 열릴 수 있도록 추동하기 위한 것이다.
남북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 구하기'를 통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확고하게 열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관련 "지난 며칠간 약간의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며 "이를 불식시키고 북미정상회담을 이뤄내며 4.27판문점 합의를 신속하게 이행한다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판단"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 정상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에서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이 부분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했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문 대통령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은 '미국의 체제안전보장조치를 확실히 신뢰할 수 있냐'는 걱정이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경제협력까지 하겠다고 확실하게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각자 가진 입장을 전달했습니다.그래서 직접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미가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성실하게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 백악관과 미국내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불식시킬 수 있다.
경상대 박종철 교수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하고 있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네오콘들의 강경발언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이 사실상 방해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트럼프 구하기'라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같은 날 동시에 6월 12일 정상회담의 정상개최를 강조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싱가포르 정상회담 성공의 관건은 '의제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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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와 함께 '의제 조율'이 원만하게 합의돼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문 대통령은 "실무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의제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이뤄지냐에 따라 (정상회담)순항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시 양국이 직접 확인한 '비핵화 뜻'이 실제로 같더라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양국의 로드맵이 매우 중요하다.
양국간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에서는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즉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표명해야 하고 ,미국은 이에대한 상응조치로 체제보장에 대한 구체적 조치를 내놔야 한다.
예를들면 북미 양 정상의 합의문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조치가 동시적으로 병기돼야 하고, 또 과거 방식과 다른 협상이라는 측면에서 6개월안에 양국이 해야할 구체적 이행 조치가 담기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난 72시간동안 북미간 '롤러코스터'를 거친 것처럼 앞으로 북미 실무협상에서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