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의 재심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보안사령부 수사관이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28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보안사령부 수사관 출신 고병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안사가 경쟁적으로 간첩 검거에 나섰고, 고씨는 공적을 인정받아 포상을 받기도 했다"며 "고씨가 피해자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긴 만행을 저질렀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고문 행위가 관행이었다고 규정해 본인에게 책임이 없다거나 지금와서 다르게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표출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가족에게 고문이 가해졌을 경우에도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꾸짖었다.
고씨는 1980년대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을 색출한다는 보안사의 계획에 따라 피해자들을 불법으로 연행해 고문하고 허위자백을 받아냈다.
이에 간첩 누명을 쓴 피해자들이 재심을 청구했고, 고씨는 2010년 열린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문이나 허위자백은 없었다"는 취지의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고씨는 자신의 위증 혐의 재판에서도 "다른 고문 피해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식의 진정성 없는 사과로 일관하다 법정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