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전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역시 손흥민(토트넘)은 해결사였다. 처음으로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서서 부담감이 적잖았을 터였지만 손흥민은 당당히 그 무게감을 이겨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호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 멕시코를 가상한 온두라스를 상대로 안방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기면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출발은 다소 답답했다. 한국은 활발한 패스로 온두라스 수비진의 빈틈을 노렸다. 그러나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다. 과정은 좋았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한국이다.
결국 한국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해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이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손흥민이 A매치에서 주장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발 라인업에는 손흥민보다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이 있었지만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중요 직책을 맡겼다. 손흥민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전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이승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첫 주장의 임무를 맡은 손흥민. 부담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손흥민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흥민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4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굳게 닫혀있던 온두라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가 합작한 작품이다. 이날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베로나)가 빠른 속도로 공을 몰고 가다 손흥민에게 내줬다. 그리고 손흥민은 침착하게 공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 뒤 왼발로 정확하게 온두라스의 골문을 조준해 깔끔한 득점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이승우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공격 진영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후반 22분에는 완벽한 움직임으로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들어 오른발 슛까지 기록했다. 정확한 임팩트가 되지 못해 슛은 약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손흥민의 클래스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손흥민은 후반 32분 김신욱(전북)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막혀있던 한국 공격의 혈을 뚫은 진정한 해결사 손흥민. 러시아로 향하는 신태용호는 힘찬 출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