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수.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SBS 장수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멤버 이광수의 막말 논란으로 시끄럽다.
지난 27일 최근 방송된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좀비 커플 레이스 도중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과 팀을 이룬 AOA 혜정에게 "너 꽃뱀이니"라고 발언했다. 이날 이광수는 혜정을 두고 간교한 여성을 뜻하는 '불여우'라는 명칭으로 칭하기도 했다.
'꽃뱀' 발언의 경우, 자막에는 이광수의 말과 달리 '너 사기꾼이구나'라고 순화돼 방송됐다. 그러나 해당 발언을 접한 시청자들은 '런닝맨' 속 이광수의 캐릭터와 예능적인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성차별적 발언임을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달 방송된 '로맨스 뺏기지' 편에서 이광수가 자신의 팀이었던 배우 이다희에게 "너 진짜 배 한 대 맞을래"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재조명됐다.
29일 현재도 '런닝맨' 시청자게시판은 이광수의 언행과 관련된 시청자들의 항의로 들끓고 있다.
시청자 정모 씨는 "꽃뱀이 언제부터 재미로 농담으로 하는 말이었나. 정말 보기 불편했다. 제작진도 문제를 느끼고 자막을 '사기꾼'으로 바꾼 거 아니냐"면서 "'꽃뱀'이라는 말이 생기고 난 후, 수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당했음에도 '꽃뱀'이라며 조롱받아야 했다. 그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낸 '런닝맨'에 실망했고, 이광수도 제대로 사과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 원모 씨는 MBC '무한도전'과 KBS 2TV '개그콘서트'의 예시를 들며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 '런닝맨'이 인기있던 이유는 다채로운 코너도 있지만 시대 흐름을 눈치껏 읽어서라고 생각한다. (여성을 향한) 비난과 조롱은 웃음거리가 되지 않아야 하고, 12세 관람가인만큼 바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런닝맨' 측과 이광수 측은 아직까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SBS의 한 관계자는 29일 "일단 사태 파악은 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정확히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광수의 소속사 킹콩 바이 스타쉽 측 관계자 역시 "어제(28)까지 '런닝맨' 촬영이 있어 제작진과 소통을 하지 못한 상황이고, 아직 특별하게 전할 입장이 정리되거나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