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 신인왕에 등극한 카메룬 난민 복서 길태산. 사진=복싱M 제공
카메룬 난민복서 길태산((31, 본명 에뚜빌, 돌주먹 체육관)의 코리안 드림이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길태산은 지난 27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 복싱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슈퍼미들급(76.20kg) 결승에서 이규현에 1라운드 레프리스톱 TKO승을 거두고 신인왕에 올랐다.
배틀로얄은 MBC 프로복싱 신인왕전의 명맥을 잇는 대회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가 주최했다.
길태산(173cm)은 자신보다 신장이 9cm 큰 이규현을 맞아 오른손 훅으로 한 차례 다운을 빼앗은 뒤 소나기 연타에 이은 옆구리 가격으로 상대를 주저앉혔다.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 선수로 활약한 길태산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때 이흑산(35, 본명 압둘레이 아싼)과 함께 탈출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난민 지위를 획득한 뒤 대전 돌주먹 체육관에서 훈련해왔다. 탄탄한 기본기와 정상 등극 의지, 최준규 관장의 지도력이 신인왕의 밑거름이 됐다.
이역만리에서 서로 의지하며 같은 길을 걷는 동료 이흑산은 지난해 한국 슈퍼웰터급(69.85㎏) 챔피언에 올랐다.
"3년 내 세계 챔피언 등극"이라는 목표를 세운 길태산의 코리안 드림도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