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승무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대법원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KTX 해고 승무원들이 29일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 요청서를 들고선 대법정 앞 계단에 주저 앉았다.
박근혜 정부와 당시 사법부가 이른바 재판 흥정을 벌였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결과에 KTX 승무원 정리해고 사건이 포함되자 "엉터리 판결로 인한 피해를 원상회복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해직 승무원 약 10명 등 20여명은 2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대법원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벌였다.
대법정 안까지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비 인력과 고성이 오갔고, 충돌도 있었다. 한 해직 여승무원은 "사람이 죽은 문제다"라고 울먹였다.
해직 승무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승무원 복직 등을 호소하려 했다.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 등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대법원마저 정권과 야합해 수많은 여성 노동자의 꿈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이 29일 대법원 안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사진=김재완 수습기자)
"당시 대법원은 고등법원까지 계속 승소한 KTX 승무원 판결을 이유 없이 뒤집었다"며 "승무원들은 10년 넘게 길거리를 헤매고 승무원 한 사람은 목숨까지 끊었다"는 게 이들의 성토다.
KTX 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대법정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법 판결은 야합이었고, 그동안 저희의 요구가 묵살되는 경우가 태반이고 제대로 된 답조차 듣지 못했다"고 대법원장 면담을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3시간여 동안 버틴 끝에 해직 승무원들은 오는 30일 김환수 대법원장 비서실장과 면담 약속을 받아냈다. 대법원 관계자가 면담 중재에 나서면서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청와대와 사법부의 '협조 사례'로 '이석기 사건' 등과 함께 'KTX 승무원, 정리해고 사건'을 발표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2월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고, 그해 11월 KTX 승무원들의 패소가 확정됐다.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라며 낸 소송의 7년 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