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 방문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30일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최종조율을 할 예정이다. 한국 판문점과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앞서 2000년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미국을 방문해 대통령을 만난 선례가 있다.
당시 조 차수는 국무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면담한 뒤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했다. 미국과 북한은 국교정상화까지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김 부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만큼 트럼프 대통령 예방 여부 역시 이 협상의 결과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핵무기 반출 등 비핵화 과정과 이에 따른 확실한 체제 보장 방안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사이 어느정도 담판이 지어지면 트럼프 대통령 면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두 차례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만남에 배석했던 경험도 있다.
김 부위원장이 이번 방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김 위원장의 대미 특사 격으로 자연스레 역할을 바꾸게 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속내'가 담긴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이 '나쁜 카드'는 아니다.
신뢰가 돈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한차례 정상회담 무산의 위기를 겪기도 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아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부위원장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북한과 전세계에 재공표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