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갈등을 봉합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강행하기로 하자 중국 정부가 강력 반발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외무부와 상무부 등 중국의 정부기관 2곳이 동시에 미국의 합의 파기를 강력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 관계에서 매번 번복하고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은 자국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미국의 관세부과를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미국 측이 공동 성명의 정신에 따라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길 촉구하며 "중국은 평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건설적인 방식으로 경제 무역 갈등을 해결하길 주장하고 있다"고 정당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중국은 무역 전쟁을 하고 싶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병사가 오면 장수가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덮는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이 고집스럽게 나온다면 중국은 반드시 결연하고 힘 있는 조처로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도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책략성 성명'에서 얼마 전 중미 양측이 워싱턴에서 이룬 합의를 위배한 점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어떤 조처를 하든 중국은 중국 인민의 이익과 국가 핵심 이익을 지킬 자신감과 능력, 경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사설과 논평을 통해 미국이 양국 합의를 꺠버린데 대해 강력히 비난하며 중국 정부를 지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첨단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고율의 관세 폭탄을 부과할 품목을 다음 달 15일까지 최종 선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측이 지난달 3일 발표한 첫 목록에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 분야에서 1천300개 품목이 관세부과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