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후 지상파에 진출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멤버들이 연이어 위기를 맞았다.
SBS TV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3월 같은 '나꼼수' 일원이던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정 전 의원에게 유리한 증거들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김어준은 당시 "나는 (정 전 의원과) 특수 관계인이고 법률 다툼까지 간 케이스라 일반적인 사안은 내가 논평할 수 없다. 사실관계에서 아는 부분만 말하겠다"면서도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날에 정 전 의원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다른 곳에서 찍힌 780장의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 전 의원이 성추행이 발생했다고 지목된 장소에서 카드를 사용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진실 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며 사과해 사건은 일단락됐다.
최근에는 MBC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 해당 여배우인 김부선 씨와 주 기자로 추정되는 인물 간 통화 녹취파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음성 파일에는 주 기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김부선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스캔들을 세간에 언급한 것과 관련, 페이스북에 사과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스트레이트' 방송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지만, 프로그램 게시판과 온라인 SNS 등 일각에서는 주 기자의 하차 요구까지 일어 주 기자와 MBC가 난처해졌다.
주 기자는 아직 해당 논란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며, MBC 역시 해당 녹취 파일이 진짜인지 조작된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31일 "팟캐스트에서 성역 없는 주제 선정과 거침없는 발언으로 인기를 끈 '나꼼수'가 지상파에 진출했을 때는 화제성을 견인하는 장점도 있지만, 달라진 채널만큼 수위 조절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맹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최근 논란도 만약 인터넷 방송에서 다룬 내용이라면 책임 문제가 이 정도까지 불거지지는 않았겠지만 지상파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됐다. 주진우 기자 건 역시 사실관계 확인과 이후 방송국의 대처 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나꼼수'의 또 다른 멤버인 시사평론가 김용민 역시 KBS1라디오에 진출, 매일 밤 10시 10분 '김용민 라이브'를 진행하게 됐다. 사건, 문화, 예술, 역사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특유의 방식'으로 들려줄 것이라고 밝혀 어떻게 톤을 조절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