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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뉴욕 담판'에 쏠린 세계의 눈, '18년 전과는 다르다'



칼럼

    [논평]'뉴욕 담판'에 쏠린 세계의 눈, '18년 전과는 다르다'

     

    "쌍방은 그 어느 정부도 타방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공약을 확언하였다."

    북한과 미국 양측의 '공동 코뮤니케(성명)'이다.

    내용상으로는 최근의 것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지만 18년 전의 것이다.

    2000년 10월 12일 워싱턴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 후 발표된 것이다.

    당시 북한에서는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관리와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북한의 2인자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조명록 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훈장까지 달린 인민군복 차림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18년 전 조명록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새삼스럽게 떠올리는 것은 때 마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 때문이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뉴욕을 방문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로서는 조명록 부위원장 이후 18년만의 미국 방문이다.

    그렇지만 김 부위원장 방문은 조 부위원장 이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핵심의제와 일정 등에 대해 최종 담판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국가 원수급에 제공되는 특급대우를 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이에 열리는 31일(현지시간) '뉴욕 담판'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기의 핵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가늠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은 그동안 판문점 등에서의 접촉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로드맵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북한은 비핵화를 약속하는 즉시 미국이 제재 완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핵 폐기 절차가 일정한 진전을 보인 후에야 제재완화와 경제적 지원, 체제 안전 보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KMC)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사진= 폼페이오 장관의 트위터)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사이의 담판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내고 그 이행을 위한 로드맵의 주요 뼈대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18년 전 조명록 부위원장이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던 것처럼 김 부위원장이 담판 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뉴욕이라는 담판장소와 김 부위원장의 짧은 일정 등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담판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평소 돌발행동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볼 때 안 일어난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이 만난다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2000년에도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부위원장은 클린터 대통령과 만나 북미 수교 등을 논의했다.

    또 북미간 상호 주권 인정과 적대관계 청산과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추진 등을 뼈대로 하는 '북미 코뮤니케'에 서명했다.

    북한과 미국은 당시 연락사무소 설치 직전까지 갔지만 거기까지였다.

    바로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승리하면서 북미 간 모든 교류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양국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제야 취임한지 1년을 조금 넘겼기 때문에 2000년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

    북미 간 합의에 대해서는 남은 임기 동안 충실히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 따로 이행 따로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은 셈이다.

    18년만에 열리는 '뉴욕 담판'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미간에 제대로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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