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 조각 작품 등을 보관·전시해 놓은 박물관에 불을 지른 혐의로 7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방화 혐의로 A(7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5시 8분쯤 여주시 강천면 소재 목아박물관 내 목조건물 '사후재판소'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사후재판소 건물 1개 동 66㎡와 그 안에 있던 목공예품 등 30여 점이 불에 타 총 1억 6천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박물관 내 보물 3점도 안전한 곳에 보관 중이다.
A 씨는 "친일파를 용납할 수 없어서 불을 질렀다"며 112에 직접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진술을 번복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볼 때 충분히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사후재판소는 저승에 가면 죄를 심판하는 곳을 연출해 놓은 공간이다. A 씨가 불을 지른 사후재판소와 친일파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3주 전에도 찾아와 목아박물관장이 조성 과정에 참여한 바 있는 강원 영월군 김삿갓 묘역에 대해 '왜 일본식 삿갓을 씌웠냐'고 횡설수설하며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목아박물관은 1993년 6월 개관한 사립 불교 박물관이다. 대방광불화엄경 등 보물 3점과 2천800여 점의 유물이 보관·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