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보스니아의 경기에서 기성용이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사진(전주_=박종민 기자)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낯선 자리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평소와 달리 중앙 수비수로 경기에 나섰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다.
한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지난 28일 온두라스를 2-0으로 제압했던 한국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미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스니아전에 스리백을 가동할 뜻을 전했다. 그리고 온두라스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휴식을 취했던 기성용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깜짝 전술을 꺼냈다.
기성용에게는 분명 낯선 자리였지만 이유 있는 배치였다. 신 감독은 수리 라인에서부터 빌드업 작업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고 패스와 수비 능력 모두 출중한 기성용을 수비수로 낙점했다.
기성용에게는 뜻깊은 날 수비수로 변신하게 됐다. 기성용은 이날 선발 출전으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했다. 한국 축구 역대 14번째 대기록이다. 기성용에 앞서 차범근, 홍명보, 박지성, 이영표 등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오반석(제주), 윤영선(성남) 등과 수비 라인을 구축해 에딘 제코(AS로마)가 버틴 보스니아의 공격진을 방어했다. 높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발끝도 날카로웠던 기성용이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던 이용에게 빨랫줄 같은 낮고 빠른 패스를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반 38분에도 이용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후반에는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후반 38분에는 공을 몰고 보스니아 문전까지 진출해 패스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하지만 기성용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 감독의 스리백은 완성형으로 보기 어려웠다. 스리백의 약점으로 손꼽히는 측면이 너무 쉽게 무너졌다. 세 차례의 실점 장면 역시 모두 측면이 뚫리며 나왔다.
기성용은 후반 42분 김신욱(전북)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기념적인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를 소화한 기성용. 승리로 연결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