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이후 13일 국회에서 회동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창원기자
6‧13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더 이상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자신이 나서면 후보간 인물 대결이 묻힐 것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꺼리는 이른바 '패싱 현상'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 대표는 3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후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일부터 나는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며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지역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이렇게 지방선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표가 지원 유세를 가도 '도움이 안된다'며 후보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어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유세에 나서니 문‧홍 대결로 고착화 되고,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세상인데 문‧홍 대결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면서 “민주당 후보는 북풍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문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깜깜이 선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처럼 지지율이 고공행진인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권 심판론'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후보들의 건의를 수용한 것은 6.13선거이후 책임론을 상쇄하려는 전략이 될수도 있다.
홍 대표는 이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내 핵심인사들과 선거전략을 논의했다.
당초 홍 대표는 강원, 수도권과 충북 유세를 계획했다가 줄이고 줄여 충북으로 축소했다가 이마저도 취소했다.
회의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북풍으로 선거판을 뒤덮어 경제 등 민생 문제가 밀려나서 지방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가고 있다”며 “지역별로 인물별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