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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식당주 "평일엔 100명 있을 시간…붕괴조짐 신고했건만"

사회 일반

    용산 식당주 "평일엔 100명 있을 시간…붕괴조짐 신고했건만"

    하루만 늦게 사고났더라면...아찔해
    전조증상 신고했지만 구청 묵묵부답
    노후 건물이라 붕괴? 지반침하 가능성 커
    전조현상 보이면 신고...전수조사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A씨(붕괴건물 세입자), 박창근(카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어제 낮 12시 30분경 서울 용산역 부근의 4층짜리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인근 시민들에 따르면 '조용한 점심시간에 굉음과 함께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건물이 우르르 무너졌다.' 이렇게 증언을 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휴일이어서 건물에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당시 건물에는 세입자 한 분만 계셨고 이분도 대피를 하던 중에 붕괴가 돼서 지금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인데요.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이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다. 그래서 관에다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지금 이런 하소연을 하고 계세요.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붕괴된 건물에서 식당을 하던 분이세요. 연결을 해 보죠. 사장님, 안녕하세요?

    ◆ 세입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1층에서 식당을 하셨어요.

    ◆ 세입자> 1층과 2층에서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 김현정> 1층, 2층 다. 어떤 식당이었습니까?

    ◆ 세입자> 한식 백반 식당이었어요.

    ◇ 김현정> 백반 식당. 다행히 어제는 식당이 쉬는 날이었네요.

    ◆ 세입자> 네. 일요일은 쉬는 날이었어요.

    ◇ 김현정> 제가 아찔한 건 이게 사고가 난 게 낮 12시 35분인데.

    ◆ 세입자> 그때가 제일 바쁜 시간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 식당이 굉장히 잘되는 식당이었다면서요.

    ◆ 세입자> 그 주변에서는 그나마 제일... 1층에 있는 칼국수집과 함께 평일에는 그 시간대는 거의 한 100명 정도 있죠.

    ◇ 김현정> 100여 명이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졌으면 어땠을까 생각하시면 아찔하실 것 같아요.

    ◆ 세입자> 솔직히 말해서 그건 제가 못할 짓인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사실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네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거고 어쨌든 사고가 나고 현장에 도착을 해 보니 어떤 상황이던가요.

    ◆ 세입자> 참혹하죠. 하루아침에 진짜 모든 걸 잃어버린 거니까요.

    3일 서울 용산구 4층 상가건물이 무너져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황영찬 기자)

     


    ◇ 김현정> 10분 만에 도착을 하셨다면서요.

    ◆ 세입자> 전화를 받고 뛰어가는데 그쪽에서 연기가 크게 나더라고요. 말도 안 되잖아요. 건물이 하루아침에 그냥 무너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요. 아니,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거예요.

    ◇ 김현정> 이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 원인이 중요해지는데 1966년에 지어진 건물이라면서요.

    ◆ 세입자> 네. 저도 듣기로는 그렇게 들었어요.

    ◇ 김현정> 평소에도 조짐을 느끼셨어요?

    ◆ 세입자> 벽이 갈라진 양쪽이 배불뚝이가 되면서 살짝 갈라지고 그런 건 없지 않아 있었죠.

    ◇ 김현정> 벽이 배불뚝이가 됐단 얘기는 툭 튀어나오고 그리고 벽지도 막 뜨고.

    ◆ 세입자> 그리고 명동칼국수 쪽 그쪽으로는 비가 오면 안쪽까지 물이 들어온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기가 식당이 2개인데 이 백반집 말고 칼국수집 쪽은 비가 오면 물이 샌다?

    ◆ 세입자> 네.

    ◇ 김현정> 그 정도로 균열이 일어나고 물이 샐 정도면 가만히 계시지는 않으셨을 테고 관에도 찾아가보셨다면서요.

    ◆ 세입자> 구청에 연락했었죠. 이 건물이 이렇게 지반이 침하가 돼가지고 건물이 이렇게 살짝 주저앉고 있는데... 그다음 날 찾아왔어요.

    ◇ 김현정> 구청에서?

    ◆ 세입자> 네.

    ◇ 김현정> 보고 갔는데 답은 괜찮다였어요?

    ◆ 세입자> 답이, 그 이후에 답이 없었어요.

    ◇ 김현정> 없었어요, 답이. 이게 언제쯤 일입니까, 출동한 게?

    ◆ 세입자> 5월 10일이요.

    ◇ 김현정> 20일 전 일이군요, 20여 일. 이제 건물 자체도 오래된 데다가 또 바로 한 15m, 20m 근방에서 큰 신축 건물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들었어요.

    ◆ 세입자> 이 주변 근처가 다 재개발 지역이기는 해요. 10m만 가면 그 벽이 신축 공사 현장이니까요.

    ◇ 김현정> 건물 공사 현장이 바로 옆에서 발파 작업도 있을 테고 땅 파는 작업도 있을 테고 거기다 건물 자체는 이미 노후화됐고 이게 지금 복합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닐까. 들으면서는 예상이 되는데 일단 전문가한테 잠시 후 짚어보기로 하고. 그나저나 월요일인데 원래 같았으면 지금 식당에 출근하셔야 됐을 시간이잖아요.

    ◆ 세입자> 그렇죠. 저는 원래 5시에 출근해요.

    ◇ 김현정> 출근할 곳도 없고 이거 어디에 보상 받아야 되는지도 막막하고 이거 어떻게 하십니까?

    ◆ 세입자> (한숨) 진짜 어이가 없어요. 어떡해요? 5시면 항상 나갔다가 9시에 퇴근하거든요, 저녁 9시에. 저도 주방도 보고 혼자서 운영을 하게 된 거예요. 이제 직원 한 분이랑. 그렇게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마저도 이제 없으니까 하루 벌고 하루 먹고 살았는데 이제 그마저도 없으니까요.

    ◇ 김현정> 지금 아무것도 남은 게 없이 그냥 허망한.

    ◆ 세입자> 진짜 심지어 제가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서 그냥 이러고 보고 있다가요. 생각해 보니까 한 달 동안 손님들이 먹었던 장부들이 다 저 안에 있는 거예요. 맨날 10명, 20명 막 이렇게 오는 사람들 다 밥해 주고서 돈 하나도 못 받은 거예요.

    ◇ 김현정> 돈 하나도 못 받고.

    ◆ 세입자> 이거는 그러면 누구한테 따져요.

    ◇ 김현정> 정말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어제는 사실 그래도 사망자가 안 나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가 이런 얘기들 했습니다.

    ◆ 세입자> 진짜 인명 피해가 없길 다행인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 말씀을 듣고 보니까 그걸로 다행이다라고 할 수준이 아니네요. 한 사람의 가정이 무너져버린 이 상황. 일단은 제가 위로의 말씀 전하고요. 이거 사고 원인 철저하게 규명을 해야겠습니다. 힘내시고요.

    ◆ 세입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세입자> 네.

    ◇ 김현정> 어제 무너져내린 그 용산역 부근의 4층짜리 건물에서 식당을 하시던 분이세요. 사장님을 익명으로 연결을 했습니다. 도대체 왜 균열이 일어났던 걸까. 원인을 찾는 게 일단 중요해 보입니다. 전문가 만나보죠. 카톨릭관동대학교의 토목공학과의 박창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박창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66년에 지어진 건물이고요. 벽에 균열이 있어서 밖에서 물이 샜다. 그리고 불룩 벽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근처에 신축 공사 현장이 있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단서는 이 정도입니다. 유추해 볼 때 어떤 원인이라고 보세요?

    ◆ 박창근> 일단 성냥개비를 우리가 쌓는다고 봅시다. 그러면 수직으로 된 것을 기둥이라 보고 수평으로 된 것은 우리가 '보'라고 그래요.

    ◇ 김현정> 보.

    ◆ 박창근> 그 사이에 벽돌을 쌓아놓거든요. 벽돌은 힘을 안 받고 그냥 쭉 쌓아놓은 거죠. 그 벽채가 배불뚝이가 됐다 그랬잖아요. 사진으로도 확인을 했는데. 그럴 경우에는 성냥갑으로 구조가 돼 있던 것이 비틀어졌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그것이 왜 비틀어졌느냐. 기초가 일정 부분 주저앉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침하. 기초가 주저앉을 때 똑같이 주저앉으면 이상이 없는데 한쪽은 주저앉지 않고 한쪽만 주저앉으면 뒤틀리겠죠, 건물이. 그래서 아마 4층 건물이 한순간에 와장창 무너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는 일단 지반이 흔들렸을 것이다? 지반 침하가 부분적으로 있었을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교수님은?

    ◆ 박창근> 그렇습니다. 지반 침하가 생기니까 기둥이라든지 보 이런 것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겠죠. 그러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힘을 받쳐주는 주 구조물들이 이제 힘의 균형 상태가 무너져서 주저앉은 걸로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게다가 노후된 건물이었대요. 이미 여기가 재개발 지역으로 묶였는데 10년 동안 재개발이 멈춰 있는, 시행이 못 되고 있는 그런 구역이었습니다.

    ◆ 박창근> 서울 같은 경우에 D, E 등급. 안전도에 있어서 D, E 등급 건물도 많고 저도 현장 조사를 많이 다녀봤는데 D, E 등급 정도면 거의 무너질 것 같지만 무너지지는 않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런 건물들.

    ◆ 박창근> 그런데 이거는 그런 등급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적어도 C등급, D 조금 초입 정도로 보이는데 그래서 이것이 50년, 60년 된 건물이기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졌다라는 것은 제가 서울시에 있는 다른 건물들을 봤을 때 비교해서 그런 것은 적절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것만으로... 노후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고.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단 주변의 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파하고 그러면서 지반이 침하됐을 가능성. 이게 제일 큰 걸로 보시는 거군요.

    ◆ 박창근> 저는 그렇게 일단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다가 노후까지 겹치면서 아예 와르르 무너진 게 아닌가.

    ◆ 박창근> 일단 그 인근에서 한 20m 떨어진 데서 지하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지하수 빠져나오지 않겠습니까? 빠져나오면 물만 빠져나오는 게 아니고 흙이라든지 다른 모래들도 같이 빠져나오거든요. 그러면 도로라든지 건물 밑에 커다란 동공, 구덩이가 단숨에 만들어지는 거죠. 그러면서 기초 밑에 그런 게 생겼다고 하면 기초가 기울어지겠죠.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 김현정> 그게 싱크홀이에요, 우리가 알고 있는 싱크홀?

    ◆ 박창근> 그게 이야기하는 싱크홀입니다.

    ◇ 김현정> 싱크홀이 예전부터 있던 게 아니더라도 옆에서 공사하고 있으면 새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겁니까?

    ◆ 박창근> 그렇습니다. 싱크홀은 터파기 공사, 지하 공사할 때 생기거든요. 그 지하 공사를 하게 되면 지하수 빠져나오죠.

    ◇ 김현정> 지하수 때문에. 그게 옆으로 흐르니까.

    ◆ 박창근> 물만 빠져나가는 게 아니고 보통 흙탕물이거든요. 그러면 어디에선가는 커다란 동공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싱크홀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요. 오래된 건물인데도 재개발, 재건축이 안 되고 있는 건물들이 상당히 많이 서울시에는 있습니다. 게다가 그 옆에서는 신축 공사가 또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곳이 굉장히 많아서 이번 기회에 점검을 다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걱정들이 되네요.

    ◆ 박창근> 이건 당연히 서울시 포함해서 관련 구청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인명 피해가 없어서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 김현정> 없는 건 아니고 한 분이 부상당했어요. 그나마 이 정도인 게 다행인 거죠.

    ◆ 박창근> 아까 말씀 들어보니까 (평일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식사하신다고 그러는데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말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 박창근> 그런데 이런 건물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아까 주인 말씀대로 한 달 전에 배불뚝이가 된다든지, 기둥이. 또는 균열이 간다든지 그럴 경우에는 그게 전조 현상이거든요. 그러면 빨리 신고를 하고 관련 당국에서는 조치를 빨리 취해 줘야 됩니다.

    ◇ 김현정> 전조가 일어나서 신고를 했답니다. 이분 정확하게는 다산콜센터에 전화했더니 거기서 구청한테 얘기해 줘서 구청이 나오기까지는 했는데 그러고 나서 지금 20여 일이 넘도록 아무 답이 없었다는 거예요.

    ◆ 박창근> 참 이해가 안 되는 행정이라고 저는 보고 이렇게 민원이 제기됐다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즉시 점검을 하고 후속 조치를 해 줘야 되거든요. 다행히 늦었지만 그 인근의 몇 채 집에서도 균열이 가서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하는데 그 상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수님. 지금 여기까지 말씀 들어도 상황 파악이 되고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평일에 100여 명이 식사를 하던 건물이었기 때문에 정말 대형 참사를 우리가 아슬아슬하게 막았습니다. 오늘 일어났으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 모를 정도의 참사가 벌어질 뻔했다는 거. 이게 1명 다치고 말았잖아 하고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라는 거. 관에서 반드시 신경 써줘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창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카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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