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을 구하는 국민대 학생 등 18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뒤 도망간 60대 건물 관리인이 구속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4일 사기 등 혐의로 김모(60)씨를 구속해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3년 동안 국민대 인근 원룸 건물주의 남편 행세를 하며 임차인 18명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가로채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18명 중 17명이 국민대 학생이었고, 김씨가 가로챈 전세보증금만 5억4천만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씨는 건물주에게 임차인들과 전세가 아닌 월세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임대계약서 18매를 꾸며 보여주고, 가로챈 전세보증금 일부를 매월 피해자들이 낸 월세인 것처럼 건물주에게 입금하기까지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피해자들에게서 가로챈 전세보증금 일부를 임대 기간이 만료된 다른 피해자들의 보증금으로 반환하는 '돌려막기'도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범행은 반환 기간이 다 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건물주에게 알려 고소가 진행되며 드러났다.
경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도주했던 김씨는 지난달 23일 경기도 광주시 지인의 집에서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가로챈 보증금은 개인적인 빚을 갚고 도주 비용으로도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