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이 양승태 대법원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반대했다.
법원 내부에서 나온 첫 수사반대 목소리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5일 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구체적으로는 "대법원장, 법원행정처, 전국법원장회의,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사법행정을 담당하거나 자문하는 기구가 형사고발, 수사의뢰, 수사촉구 등을 할 경우, 향후 관련 재판을 담당하게 될 법관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경력 15년 이상인 이들의 요구는 오는 7일 열릴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되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반대로 각급 법원의 단독·배석판사들은 관련자들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소장파 판사들이 주축인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오는 11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사법발전위원회는 수사와 관련해 엇갈린 의견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저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및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결국 각 자문기구가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 김 대법원장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