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3회 추념식에 참석해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이자 이웃을 위한 희생이 가치있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며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유가족께 애틋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위로했다.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 순직공무원, 의사상자 등의 희생정신도 일일이 짚었다.
문 대통령은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뒀고,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 군은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다"며 "유가족들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이자 슬픔이지만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려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됐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가 비범한 용기의 원천이 됐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희생단한 무명용사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무연고 묘역을 돌아보았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다"며 "그는 스물 둘의 청춘을 나라에 바쳤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고 없는 무덤이 되고 말았다"고 소개했다.
또 "대한민국은 결코 그 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보겠다.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국가의 역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모든 애국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훈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까지 생활지원금을 드릴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동녕 선생의 손녀인 82세 이애희 여사를 보훈처장이 직접 찾아뵙고 생활지원금을 전달했다"며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주석, 국무령, 국무총리 등을 역임하며 20여 년 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올해 1월부터 국립호국원에 의전단을 신설하여 독립유공자의 안장식을 국가의 예우 속에서 품격 있게 진행할 수 있게 했다"며 "생존해계신 애국지사의 특별예우금도 50% 올려드리게 되었고, 참전용사들의 무공수당과 참전수당도 월 8만원씩 더 지급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한 법령정비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구조 활동을 하다 세 명의 소방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며 "교육생이었던 고 김은영, 문새미 소방관은 정식 임용 전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두 분을 포함해 실무수습 중 돌아가신 분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세 분 소방관의 묘비 제막식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이라며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게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