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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도시락 먹으며 '여우락' … 제 꿈이죠"



공연/전시

    "남산에서 도시락 먹으며 '여우락' … 제 꿈이죠"

    [노컷 인터뷰] '2018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원일 예술감독

    원일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제공) 확대이미지

     

    "강북과 강남 어디서든 접근성이 좋은 이 남산에서 우리 음악 페스티벌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 말을 하는 원일 예술감독의 눈빛이 반짝였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하는 표정이 엿보였다. '2018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서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였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 한국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와 과감한 실험을 하는 음악가들과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온 우리 음악 페스티발이다.

    ◇ 우리 음악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킹스턴 루디스카×연희컴퍼니 유희 '유희스카'. (사진=국립극장 제공)

     

    올해로 9회를 맞은 '여우락(樂) 페스티벌'은 해를 거듭하며, 어느새 국립극장의 대표 레퍼토리가 됐다.

    5일 국립극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원일 감독은 "국립극장 내 소속 단체들의 공연 비시즌을 메우려고 진행된 이 기획이 이제는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2010년 시작 이래 5만 4000여 관객이 이 축제를 찾았다. 평균 객석 점유율은 94%를 기록했다.

    양적 성장도 놀랍지만 여우락이 보인 최고의 성과는 우리 음악의 '가능성'이다.

    원일 감독은 "진정한 우리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우락'이 연주자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들은 우리 음악의 범주 안에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돌아봤다"며 "이 고민이 연주자들에게 상상력과 영감을 줬다"고 전했다.

    여기서 '여우락'은 타 장르.해외 연주자와 우리 음악이 협업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았다. 어느새 우리 국악과 타 장르의 협업은 '여우락표 공연'으로 인식됐다.

    ◇ "외국팀과 일회성 콜라보, 호기심 생겨도 우리 음악계에는 영향 못 줘"

    왼쪽부터 젠슈, 사이먼 바커, 차승민. (사진=국립극장 제공) 확대이미지

     

    특히 올해는 더욱 내실을 기했다는 게 느껴지는 라인업이다. 일단 이전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었던 외국팀이 눈에 띄지 않는다.

    원일 감독은 "외국팀이 오면 호기심은 생기지만 해프닝성 콜라보로 마무리된다"며 "깊이도 없고 우리 음악계에 영향도 못 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음악을 실질적으로 공부하고 세계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꾸미는 무대를 만들었다"며 젠슈X사이먼 바커X차승민을 언급했다.

    대만인 아버지와 동티모르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젠슈는 지난 15년간 6개국(인도네시아 자바, 타이완, 중국, 티모르, 일본, 한국)을 돌아다니며 전통음악을 배웠고, 한국에서는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을 배웠다.

    호주를 대표하는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는 우연히 고(故) 김석출 선생의 동해안별신굿을 보고 한국의 가락과 리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원일 감독은 "여기에 이들과 소통이 원활한 대금 연주자 차승민이 자신만의 깊이와 시적인 세계관을 접목시킨다. 매우 아티스틱한 무대가 될 것이다"며 올해 공연 중 기대작으로 꼽았다.

    또한 "이번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인 이아람과 이끄는 'after 산조'도 이번 이후로는 재현이 불가능한 무대"라며, 꼭 봐야할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 "지산 락페스티벌처럼, 남산에서 우리 음악 페스티벌 이뤄졌으면"

    원일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제공)

     

    그는 '여우락 페스티벌'이 앞으로 국립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더 확장돼 남산에서 열리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원일 감독은 일본 우디랜드에서 공연하러 간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도시락을 싸 들고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며 "서울 남산에서 열리는 여우락 페스티벌도 관객이 축제 기간 동안 캠핑도 하면서 즐기는 행사로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우락 페스티벌은 서울 정중앙에 있는 남산에서 열린다. 강남에서 강북 어디서든 쉽게 올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이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서울시와 협의해 매년 7월 남산 전체를 국악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나 인천 지산 록 페스티벌처럼 여우락 페스티벌의 규모를 키워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냈다.

    ◇ 올해 '여우락 페스티벌' 프로그램은…

    (사진=국립극장 제공)

     

    한편 올해는 '신(信)·신(新)·신명(神明)나다' 키워드 3개를 바탕으로 오는 7월 6일부터 22일까지 17일간 공연 11편이 펼쳐진다.

    관객은 11개의 무대를 통해 전통부터 현대에 이르는 우리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믿고 보는 '신(信)'은 전통의 뿌리를 이어오는 명인과 궁극의 연주력을 보여줬던 연주자를 소환하는 무대다.

    굿 앙상블 장단 DNA는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이고, 대명창 안숙선은 지음(知音, 소리를 알아주는 참된 벗)들과 함께 한국음악계의 새로운 역사가 될 무대를 꾸민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우리 음악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과 바람곶이 '여우락'을 계기로 오랜만에 다시 뭉친다.

    새로울 '신(新)'은 우리 음악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프런티어의 무대다. 차세대 작곡가 김택수를 비롯해 젠슈, 사이먼 바커, 차승민, 잠비나이, 이아람의 무대는 편견을 깨는 실험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신명(神明)나다'에서는 우리 음악과 새로운 장르의 만남을 통한 협업의 정석을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달과 송소희,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와 연희컴퍼니 유희의 무대는 흥이 넘치는 현대적 신명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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