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윤철(서울대 교수)
초미세먼지 건강에 안 좋다는 건 상식이죠. 그런데 어디에 어떻게 안 좋은 건지, 여러분 구체적으로 알고 계십니까? 저도 막연히 '폐에 안 좋겠지' 이런 생각은 합니다마는 과학적인 통계치를 본 적이 없어서요. 궁금하던 차였는데. WHO 공인 방식을 적용한 첫 국내 공인 통계가 나왔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1년에 1만 2000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 그리고 초미세먼지에 의한 질병 1위는 폐질환이 아니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는 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연구를 진행한 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를 연결해서 직접 좀 들어보죠.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윤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WHO 공인 방식을 적용한 첫 국내 통계다.' 이게 어떤 식으로 연구하신 겁니까?
◆ 홍윤철> '질병 부담'이라고 우리가 얘기하는데요. WHO 및 국제기구에서 미세먼지가 질병 또는 사망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통일된 어떤 방법을 만들어놨고요. 누구나 수명이라고 하는 게 있는데. 미세먼지가 만일 없었다면 살 수 있는 나이가 있을 거고. 그거보다 얼마만큼 미세먼지 때문에 일찍 사망하느냐. 이걸 본 거죠.
◇ 김현정> 그러면 '2015년 한 해 동안 돌아가신 분들 중에 1만 2000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일찍 사망했다.' 이렇게 된 거예요?
◆ 홍윤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분들이 돌아가신 게 초미세먼지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어떻게 압니까? 이미 돌아가셨는데요?
◆ 홍윤철> 그런데 '1만 2000명이라고 하는 것은 개별 사람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사망했다'기보다는, '전체 사망 중에서 이 정도의 분율이 미세먼지로 인해서 사망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통계적인 수치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고요.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여러 가지 질병이 있지만, 초미세먼지 때문에 그 질병을 얻은 분들을 추정해 보니 1만 2000명이 된다?
◆ 홍윤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2015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 보면 불과 1-2년 사이에 미세먼지가 훨씬 더 심각해졌잖아요, 2-3년 사이에. 그러면 지금 2017년 통계를 돌려본다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겠네요?
◆ 홍윤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번 논문은 2015년을 기준으로 했고 2006년부터 쭉 살펴본 건데. 사실은 2014년부터 미세먼지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다시 본다면 이거보다 좀 더 심각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초미세먼지로 인해서 1만 2000명이 자기 수명대로 못 살고 조기 사망을 했다면, 이들이 초미세먼지 때문에 앓게 된 질병은 뭔가? 이게 궁금한데요. 언뜻 생각하면 당연히 숨 쉬는 거니까 폐질환일 것 같은데 1위가 아니라고요?
◆ 홍윤철> 뇌졸중이 제일 많게 나타났고요.
◇ 김현정> 뇌졸중? 뇌졸중이라면 뇌혈관이 막히는 질환 말이잖아요.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 홍윤철> 우리 풍이라고 보통 알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아니, 왜 뇌졸중이 1위입니까?
◆ 홍윤철> 우선 뇌졸중이 우리나라 사망에 차지하는 분율 자체가 우선 높고요. 먼지가 작으니까 폐를 뚫고 혈관에 들어가게 되고, 이런 먼지들이 그냥 단순 먼지가 아니라 사실은 화학물질이어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염증이 일어나면 혈류의 속도도 떨어지고 혈구들이 뭉치는 경향들이 생깁니다. 그러면 뭉치는 게 작은 혈관을 막게 되는 거죠. 그렇게 우리가 풍이라고 알고 있는 뇌졸중이 생기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1위가 뇌졸중. 두 번째로 많은 건 뭔가요?
◆ 홍윤철> 심장 질환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 김현정> 심장하고는 무슨 상관입니까?
◆ 홍윤철> 심근경색증이라고 하는 대표적인 심장 질환은 심장에 있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거거든요. 심장도 역시 기전은 똑같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역시 혈관을 타고 초미세먼지들이 흐르면서 염증 반응 일으키고 막아버리는 거. 3위는 뭐예요, 그럼?
◆ 홍윤철> 3위는 폐질환.
◇ 김현정> 3위가 폐질환.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을까요?
◆ 홍윤철> 역시 노인 연령층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요. 그런데 폐에서 폐렴 같은 경우는 아주 어린아이들이 영향을 받습니다.
◇ 김현정> 지역별로는 어떤 차이가 발견이 됐습니까?
◆ 홍윤철> (지역별 특성과 관련해서는) 이건 저희가 직접 분석을 안 해서 알 수는 없지만, 저희 생각으로는 그 지역들이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가 많이 있는 지역들 같은 데 보면 확실히 수치가 높게 나타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옛날에도 도로 포장 잘 안 되어 있어서 흙먼지 뿌옇게 날리면 그거 다 마셨었고. 그거 뿌연 흙먼지 다 마셨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이러면서 초미세먼지 나쁨 경보 뜨는 날도 그냥 마스크 안 끼고 다니시거든요. 그때 그 뿌연 흙먼지하고 지금 초미세먼지하고는 어떻게 다릅니까?
◆ 홍윤철> 초미세먼지는 그렇게 뿌옇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농도가 높은 날에는 물론 흐리게 보이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먼지 날리는 것과 미세먼지 하고는 많이 다른 거고요.
◇ 김현정> 그래서 말이죠. 가끔은 맑아요. 하늘이 맑은데 초미세먼지 경보 보니까 '나쁨'인 날 있었거든요. 그런 게 그런 거군요?
◆ 홍윤철> 그런 날은 오히려 초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높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봄보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미세먼지 덜한 것 같다.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하는 계절은 끝난 거 아니냐' 이런 말들 하시는데. 그런데 지금 교수님 설명대로라면 초미세먼지 나아지는 거 아니네요?
◆ 홍윤철> 최근 경향은 여름이 돼도 다 좋아지지 않고 계속 나쁜 수준이 나타나는 현상이 보입니다.
◇ 김현정> 그거 왜 그렇습니까? '봄에 보통 중국에서 황사 바람이 날아와서 이게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봄만 끝나면 괜찮다' 했었는데.
◆ 홍윤철> 그러니까 그게 복합적인 요인인데요. 중국에서는 역시 여전히 문제가 있고요. 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내는 문제도 그리 개선된 바가 없다 하는 걸 나타내는 거고요.
◇ 김현정> 어쨌든 '예전하고 비교해서 이제는 1년 365일 우리가 초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없다. 이런 경향으로 가고 있다.'
◆ 홍윤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런 연구가 더 귀하고 대안들이 만들어져야 되는 걸 텐데. 일단 대책이 뭐가 있습니까?
◆ 홍윤철> 그게 잘 없다는 게 사실은 제일 어려운 점이죠. 그런데 어쨌든 개인적으로 이런 경보, 예보 잘 듣고 생활 속에서 마스크 끼는 거. 또 최근에는 공기청정기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마스크 끼는 거 말이에요, 교수님. 그거 도움이 되긴 되는 거예요?
◆ 홍윤철> 마스크를 잘 끼면 확실히 도움이 되죠.
◇ 김현정> 잘 낀다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 홍윤철> 잘 낀다는 것은 코랑 입에 딱 맞아서 바람이 옆으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게 잘 끼는 거고요. 사실 마스크 잘 끼면 호흡하는 거는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사실 저도 마스크 귀찮아서 잘 안 끼거든요. 끼면 너무 불편해서 정말 눈으로 보기에 안 좋은 날 아니면 잘 안 끼게 되는데. 이거 필수로 챙겨야겠네요. 이번 연구가 환경부, 보건복지부 이런 곳으로 가서 국가 정책 수립에 활용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 곳에서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대책, 이게 참 쉬운 일 아닌 줄 알지만 그래도 그분들한테 부탁드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 홍윤철> 그렇죠.
◇ 김현정> 기대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좋은 연구 고맙습니다.
◆ 홍윤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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