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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노부부 자살로 몬 딸과 이단 교주 실형

사건/사고

    가평 노부부 자살로 몬 딸과 이단 교주 실형

    딸은 징역 1년, 이단 교주는 징역 5년 선고

    (사진=자료사진)

     

    경기도 가평군에서 노부부를 강변에 버려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돕거나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노부부의 딸과 사이비 종교모임을 이끄는 6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영환 부장판사)는 8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게 징역 1년을, 자살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단계열 종교단체 교주 B(64) 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 말한 사실 관계에 의하면 부모가 자살할 것을 알고 물가로 데려가는 등 자살을 도와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교주 B 씨에 대해서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어 부부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지배권이 있었다"며 "평소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부부가 최종적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7시 46분과 10시 5분 두 차례에 걸쳐 A 씨의 아버지 C(83) 씨와 어머니 D(77) 씨를 가평군 북한강의 한 다리 아래에 버려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노부부에게 자신의 그릇된 종교적 생각을 주입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이튿날, D 씨는 지난 3월 24일 북한강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C 씨는 미국에서 30년간 살면서 우연히 B 씨를 알게 됐다. B 씨는 C 씨 등에게 자신을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기도하는 종교모임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후 B 씨를 맹신하게 된 노부부는 2014년쯤 미국에 있던 재산을 정리하고 B 씨와 함께 국내로 들어온 뒤 가평군의 한 집을 빌렸다. 방 4개가 있는 214.5㎡(65평) 규모의 집에는 노부부와 딸 A 씨를 비롯해 B 씨를 따르는 교인 등 7명이 함께 살았다.

    B 씨는 교인들에게 자신에 대해 계시를 받은 선지자라고 말해왔으며 "행동을 하기 전에 내 허락을 받아라, 신도들끼리 대화를 나누지 말라"고 지시했다.

    특히, C 씨에게는 "화장실을 오래 사용한다"며 "부부가 화장실에서 음란한 짓을 해서 용에 씐 것"이라고 했다. 또 "마음이 순수해져야 한다"며 유아용 애니메이션인 '뽀로로'를 보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B 씨는 다른 신도들에게 C 씨를 '더러운 붉은 용'으로, D 씨에게는 '붉은 용을 따르는 저승사자'로 불렀다. 이 같은 사실은 B 씨가 일기 형식으로 쓰던 노트 등을 통해 일부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용은 악마 또는 사탄 등의 의미를 상징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B 씨는 "노부부가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해서 강변에 데려다주기만 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B 씨는 수년 전 국내에서 사이비 종교를 운영한 혐의(사기)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B 씨는 교인들에게 재산을 정리하라고 한 뒤 돈을 챙겼으며, C 씨 등 교인들이 그의 옥바라지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잡고 같이 놀러 나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는 사건 당일 A 씨와 B 씨가 두 차례에 걸쳐 봉고 차량에 노부부를 따로 태워 집을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그제야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이 들통날까 봐 그랬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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