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자료사진)
6·13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9일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핵심 지지층 잡기를 위한 유세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규모 유세 없이 청년층에게 다가가는 등 조용한 유세를 진행했다. 반면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날도 바쁘게 움직였다.
◇ 박원순, 조용한 유세 속 청년층 공략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 중 하나인 청년층에 집중했다.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박 후보는 대규모 거리 유세 대신 버스킹과 대학 특강을 통해 청년들과 접촉했다.
박 후보는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 도시락공원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버스킹 행사를 열고 청년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요즘 시민들이 바라는 건 거창한 삶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행복한, 그렇지만 확실한 삶을 원한다"며 "과거에는 우리가 큰 토목사업을 원했지만 지금은 공원이나 정원을 원한다. 행정도 그런 것을 지원해야 하는 시대다"고 말했다.
다른 두 후보와 달리 대규모 토건사업을 공약하지 않은 자신이 서울시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박 후보는 경희대학교에서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을 만났다.
박 후보는 민주당 공천을 받은 구청장 후보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6개의 공식 일정 중 절반을 강동, 서초, 송파구 기초단체장 후보 지원에 할애했다.
◇ 김문수, '반공 색깔론' 통해 보수 결집 시도김문수 후보는 색깔론을 꺼내들어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
김 후보는 서울 도봉구에서 진행된 거리 유세에서 "이 사람(대통령)이 김정은, 김여정하고 좋아 죽을라고 한다"며 "김정은을 반기기는 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정말 바뀌었는지도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민주당으로는 공산화를 막을 수 없다. 한국당이 없으면 우리나라는 바로 공산화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남북 정상회담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과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좋은 생각을 많이 했을지 몰라도 저는 매우 걱정을 한다"며 "과연 김정은이 우리와 포옹할 대상인지 저는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고 말했다.
공식선거운동 초반부에 박원순 후보를 비판하는 데 집중하던 것과 달리, 선거가 가까워지자 안보 이슈를 꺼내 보수 결집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 안철수, '野 표심 단일화' 촉구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박원순 후보의 3선을 저지할 수 있는 대항마임을 강조하며, 야권 표를 자신 쪽으로 단일화 해줄 것을 요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역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김문수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며 "김문수 찍어서 사표 만들지 마시고 안철수 찍어서 확실하게 안철수 당선시켜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어떤 분들은 '여론조사를 보니 (안철수 지지율이 낮아) 아무리 찍어도 당선이 안 될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걱정말라"며 "포털트렌드에 서울시장 후보 세 사람을 검색해보면 제가 한 번도 1등을 빼앗긴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가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 시민들의 반응이 지금보다 좋았던 만큼, "6년 전 시민의 열망을 지금껏 잊은 적이 없다"며 초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박원순 후보가 일찌감치 송파을 재선거의 최재성 후보를 지원한 것과 달리 이날 안 후보의 송파구 유세에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