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자료사진)
야권의 6.13 지방선거 최대변수로 여겨졌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뒤 당사자인 자유한국당 김문수·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서로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견제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던 두 사람은 단일화 가능성이 사실상 소멸되자 상대방에게 표를 줄 경우 박 후보가 당선된다며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를 찍으면 박 후보가 된다"며 "곧 분열하고 소멸할 정당과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의 열망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며 단일화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박 시장을 7년 전에 만들어 낸 산파요 산모"라며 "민주당의 일방독주를 견제할 건 한국당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전날 유세 현장에서 "김문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된다. 김 후보를 찍어서 사표 만들지 말고 박 시장이 4년 더 못하게 하려면 안철수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가 투표하러 가면 그러면 안철수가 당선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데 걱정하지 마시라"며 "박 시장이 당선되는 것을 반대하시는 분은 3번 찍으면 안철수가 당선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에서도 "단일화를 정계개편을 하기 위한 도구나,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려는 것 자체를 적폐라고 본다"며 단일화의 조건으로 '당 대 당 통합'을 내세운 김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재차 박 후보에 대한 은닉 재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 후보의 부인은 재산도 없는데 재산세를 냈다"며 "숨겨놓은 재산이 있지 않고선 재산세를 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TV 토론회에서도 "부인의 재산이 없는데도 재산세를 5년 간 194만8000원이나 냈다"고 박 후보에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캠프의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부인의 재산 내역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신고했고, 그 자동차에 부과된 자동차세 납부사실을 재산세 항목에 포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것"이라며 "거짓 의혹제기"라고 맞받았다. 고 대변인은 "허위사실이 지속적으로 유포될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