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을 도출했다.
두 정상은 12일 오후 2시 40분쯤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서를 서명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서명식 이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두 정상은 오전 10시4분 단독회담을 가지며 회담을 시작했고, 35분만에 핵심 참모들을 대동한 확대 회담을 통해 의제를 조율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함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양국 대표들은 이날 오전 9시 53분 부터 확대회담을 시작한 뒤 1시간 41분만인 오전 11시 34분쯤 회담을 마무리했다.
이어 두 정상은 업무 오찬을 한 뒤 호텔 주변을 산책하면서 회담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앞서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과 싱가포르 일대에서 막판까지 실무협상을 벌여왔던 만큼 이날 회담에서 실무협상을 바탕으로 몇몇 핵심 의제에 대한 담판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의 일정표를 조율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은 상징적인 의제를 확인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 협상 결과를 떠나 70년간 적대 관계를 지속했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대화에 나선 장면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두 정상은 마주보며 손을 잡고 등을 쓰다듬는 등 서로를 향한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서명식이 이뤄진 회담장에서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교차로 배열됐고, 파란색과 흰색, 붉은색이 섞이며 묘한 조화를 이뤘다.
두 정상은 올해 초만 해도 '로켓맨', '미치광이' 같은 수위높은 언사를 주고받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지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실용성을 바탕으로 의외의 궁합을 보여주며 비핵화 합의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