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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대로 하겠습니다"…'바보' 노무현 닮아가는 김경수



경남

    "배운대로 하겠습니다"…'바보' 노무현 닮아가는 김경수

    지역주의 벽 허물고자 했던 노 대통령 꿈 실현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참모 이미지에서 경남지사로 '우뚝'

    (사진=김경수 캠프 제공)

     


    "배운 대로 하겠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이던 노무현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 출마를 고집했다.

    야당의 험지인 부산에서 "지역주의를 넘겠다"고 했다.

    여당의 흑색선전과 네거티브에도 "부산에도 야당을 찍어줘야 한다"고 외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때 '바보'라는 별명이 생겼다.

    김경수 당선인도 민주당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험지인 경남에 출마를 결심했다. 패배했지만 4년 전에도 경남지사에 출마했다.

    노무현의 꿈처럼 지긋지긋한 패권정당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막대기 꽂으면 무조건 당선시켜주는, 그래서 정치도 경제도 가장 뒤떨어져 있는 지역이 됐다"고 외쳤고, 아무도 이루지 못한 '철옹성'같은 벽을 처음 뛰어넘었다.

    그는 지난 4월 출마를 결심하면서 노 전 대통령 묘역에 보낸 조화에 적힌 말은 바로 '배운 대로 하겠습니다"이다.

    선거에 처음 도전한 지난 2012년 한 김해을 총선에 출마할 때도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똑같은 말을 하며 다짐했다.

    이때는 당시 재선에 도전한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6년 만에 리턴매치로 치러진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승리하며, 민주당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란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니던 그는 국회의원에서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단 첫 경남지사가 됐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민주당계 당적을 가진 후보가 당선된 전례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당선은 20여 년간 이어진 일당 독점 구도의 판을 뒤엎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지역주의 벽을 허물고자 했던 '노무현의 꿈'을 배운 대로 한 김경수 당선인이 현실로 만든 셈이다.

    (사진=김경수 캠프 제공)

     


    "사람 잘못 봤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는 같은 당 후보와 보수 언론으로부터 장인의 좌익 활동 등을 빌미로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에 부딪혔다.

    그러자 노무현 후보는 "음모론, 색깔론, 그리고 근거없는 모략,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합작해서 입을 맞춰 헐뜯는 것 방어하기도 힘이 듭니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저는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면서까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 대통령 그만 두겠습니다"라며 국민 정서에 호소했다.

    그리고 "언론에게 고개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정치인은 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라고 정면 돌파를 택했고, 결국 대선 후보가 됐다. 이 연설은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다.

    김 당선인도 지난달 17일 선거 캠프 개소식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정면 돌파하는 당당함을 보였다.

    연일 보수 언론과 야당이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공세를 높이자 "분명히 경고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 잘못 봤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정면 대응했다.

    "요즘 TV만 틀면 나오는 남자, 두드려 맞을 수록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의 주인공, 강철은 때릴수록 단단해진다고 한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처지를 강철에 비유하며 반격에 나섰다.

    격정적으로 연설했던 김 당선인으로부터 특유의 거침없이 솔직한 연설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졌다. 노무현의 모습이 연상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진=이형탁 기자)

     


    그렇게 김경수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에게 배운 대로 당당하게 맞서며 헤쳐나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봉하마을에 남아 고인의 꿈을 지킨 그가 이제는 고인의 못다 이룬 꿈을 조금씩 실현해 가며 점점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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