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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교수가 성희롱·갑질"…뿔난 제주대 학생들



제주

    "수년간 교수가 성희롱·갑질"…뿔난 제주대 학생들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교수 파면 촉구하며 수업·평가 거부

    제주대 공과대학 2관 입구에 붙여 있는 대자보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학생들이 전공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갑질과 성희롱 피해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며 수업과 함께 시험 평가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남자친구에게 호텔 데려가 달라고 해라"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학생들은 지난 12일부터 A교수가 맡고 있는 전공과목에 대한 수업과 평가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대자보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A교수의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받았다. 수년간 당해왔던 갑질의 악습을 끊어내고자 더 이상 입 다물며 숨어있지 않겠다"며 수업‧평가 거부 배경을 밝혔다.

    학생들은 이 대자보를 통해 A교수의 갑질 사례로 상습적인 폭언, 인격 모독, 성희롱 발언, 학생 노동력 갈취, 교권 남용, 고가의 참고서적 강매, 공모전 상금 배분 강요 등을 들었다.

    실제로 15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학과 사무실이 있는 공대 2호관에서 만난 학생들은 A교수가 강의실에서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할뿐만이 아니라 수업 외에도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학생은 "A교수가 수시로 학생들에게 담배와 도시락을 사오라고 하는 등 무리한 부탁을 한다"며 "만약에 이를 거부할 경우 수업 중에 폭언을 하며 집요하게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A교수가 수업 중에 갑자기 '호텔 가봤냐'고 물은 뒤 '남자친구한테 한번 데려가 달라고 해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A교수는 자신의 집에 학생들을 불러다 술을 따르게 한다거나 수업 중 재료를 가지고 성적으로 희화화하는 등의 증언들이 나왔다.

    ◇ 후배들 “4학년 선배들이 희생하며 나선 것”

    제주대학교 내에 학생들이 내건 현수막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이날 취재진이 만난 학생들의 공통된 주장은 A교수의 갑질 행위가 졸업생까지 거슬러 오를 만큼 오래 전부터 지속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것은 A교수가 학과와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왕 같은 존재"라는 게 이유다.

    한 후배 학생은 "학과 내에서 다른 교수들과 강사들이 A교수를 왕처럼 모시기 때문에 A교수를 신고해 나가게 하더라도 남아 있는 교수들의 보복이 두려워 다들 용기내기를 꺼려온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A교수가 틈만 나면 마음의 안 드는 학생들에게 '졸업할 생각하지 마라' '디자인계 발 못 붙일 것'이라고 말하며 협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교수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정말 끝까지 집요하게 괴롭히기 때문에 이번에 선배들이 나설 때도 개인이 아닌 '4학년 일동'으로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 학생은 "4학년 선배들이 더 이상 후배들이 당하고 사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해 이번에 용기를 내 A교수의 악행을 드러내게 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열심히 지도하고 잘되길 바라서 채찍질도 많이 하고, 자식 같으니깐 편하게 얘기하는 과정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앞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대학교는 자체 인권성평등침해심의위원회를 통해 진상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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