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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서울 강남3구,'보수 텃밭'은 옛말?



정치 일반

    [팩트체크] 서울 강남3구,'보수 텃밭'은 옛말?

    • 2018-06-16 05:00

    서울 서초·강남·송파구에서 민주당 약진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 합산할 경우 다른 결과

    6·13 지방선거 결과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개 구에서 승리했다.

    보수 진영의 '아성' 또는 '텃밭'으로 불려온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도 이번에는 달랐다.

    강남구는 1995년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최초로 민주당 출신 구청장이 나왔고, 송파구에서도 20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파란색으로 물든 서울시 구청장 선거 결과 지도 속 홍일점은 서초구 단 한 곳이다.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마저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압도적 우위(54.4% 득표)로 당선되면서 '강남3구는 더 이상 보수 텃밭이 아니다'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번 선거를 계기로 강남3구가 보수 텃밭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을까?

    최근 선거 결과들을 통해 강남3구 표심의 변화를 살펴봤다.

    ① 과거 강남 3구의 선거결과들

    강남3구는 90년대까지만 보수 여당이 아닌 야당 강세지역으로 이른바 '신(新)정치 1번지'로 불렸다.

    하지만 2000년대 참여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보수 성향이 짙어졌다.

    17대 총선(2004년)부터 20대 총선(2016년)까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강남3구에서는 보수 정당 후보가 대부분 득세했다.

    강남3구의 총 7개 지역구(강남 갑·을, 서초 갑·을,송파 갑·을·병)에서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6곳, 열린우리당 1곳, 18대 총선은 한나라당 6곳, 열린우리당 1곳,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7곳 모두를 차지했다.

    강남 병 지역구가 추가된 20대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이 5곳, 더불어민주당이 3곳을 차지했다.

     


    최근 제5회(2010년), 제6회(2014년) 지방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로 강남3구가 보수의 철옹성이었음을 보여준다.

    2010년과 2014년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참패였다.그럼에도 강남3구는 한나라당(새누리당)구청장을 내리 배출했다.

    2010년에는 25개 구청장 중 한나라당이 4곳(강남·서초·송파·중랑), 민주당이 21곳을 가져갔고, 2014년에는 새누리당이 5곳(강남·서초·송파·중랑·중구), 새정치민주연합이 20곳을 가져갔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강남3구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지만 자신의 서울 평균 득표율에 못 미쳤다.

    반면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은 각자의 서울 평균 득표율을 웃돌았다.

     


    ②강남3구는 더 이상 보수의 텃밭이 아닐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남 3구의 표심 변화는 분명했다.

    강남·송파 구청장과 송파 을 재보궐 선거 당선자가 민주당에서 나온 것과 함께 강남 3구의 서울시의원(광역의원) 비례대표선거에서 기록된 정당 득표율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최초로 넘어섰다.

     


    유일하게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만 조은희 한국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서초구민들 사이에서는 당보다는 그간의 성과와 공약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나온다.

    서초구 방배동에 거주하는 이승주(25)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을,이번 서울시장에는 박원순 시장을 뽑았으나,구청장만큼은 조은희 구청장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구청에서 대학생 알바를 할 때 구청장이 직접 알바생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고 제대로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서초 구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한 인터넷 기사의 댓글에서 "(조은희 구청장이) 민원을 일일이 들어주고, 담당 공무원을 배석시켜 답변하게 한다"면서 "이런 열정이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며 "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뽑았다"고 썼다.

    실제로 서초구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1위,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2위를 차지했다.

    서초구가 지난해 대대적으로 구내 횡단보도 위주로 설치한 대형 그늘막 '서리풀 원두막'은 2017년 세계적 권위의 국제 환경상인 '그린 애플 어워즈(Green Apple Awards)'를 받기도 했다.

    서초 구청장 선거 결과가 유권자의 보수 정당 선호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인물 위주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강남3구의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이 지역의 보수 성향이 변화했다고 단정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도가 반영되는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의 정당 득표 결과를 다시 살펴보자.

     


    민주당은 서울시 25개 구 모두에서 정당 득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각 구별로 자유한국당과 보수로 분류할 수 있는 바른미래당의 득표수를 합쳐서 비교해 보니 서초구와 강남구 두 지역에서만 민주당의 득표수를 웃돌고 나머지 23개 구에선 민주당의 득표수에 못 미쳤다.

    서초구에서 민주당은 9만 1896표, 한국당은 7만 8081표, 바른미래당은 3만 1094표고, 강남구에서는 민주당 10만 2803표, 한국당 9만 6379표, 바른미래당은 3만 6499표를 얻었다.

    따라서 강남3구에서 민주당 지지가 예전보다 확대됐지만 서초와 강남구에서 단일화된 보수 후보가 나섰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민주당의 이번 선거 승리에 대해 "민주당이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못해서 그렇다"는 지적(유인태 전 의원,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발언)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당의 재편 여부나 앞으로 정부 여당의 국정 운영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선거에서 강남 3구의 표심은 또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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