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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전북 비리 언론인 무더기 기소…'구조적 비리 확인'



전북

    검, 전북 비리 언론인 무더기 기소…'구조적 비리 확인'

    전주지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언론사 비리 수사
    편집국장 등 3명 구속…14개 언론사 대표 등 26명 기소
    전북지역 언론사, 열악한 재정 상황 탓에 구조적 비리 악순환

    전주지검 김한수 차장검사가 18일 지검 중회의실에서 전북지역 언론사 수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상훈 기자)

     

    전북지역 언론사 비리를 수사한 검찰이 7개월가량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보조금 횡령과 김영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언론사 대표 등 26명을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은 18일 도내 한 일간지 편집국장 등 3명 구속을 포함해 전북지역 14개 언론사 간부 10명과 기자 13명 등 모두 26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북의 한 일간지 편집국장 A씨는 2013년 6월부터 2018년 1월 사이 기업체 등으로부터 광고비 수수를 가장해 2300만 원을 수수하고, 홍보성 기사 게재 대가로 4900여만 원을 챙겼으며 지자체 행사 보조금을 받아 하도급업체에서 1억2200만 원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역 일간지 대표 B씨는 2017년 2월 행사 후원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챙기고, 근로자가 아닌 주재기자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등재해 3900만 원의 보험급여를 부당하게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부안지역 주재기자 C씨 등 6명은 2017년 10월 국책사업을 주관하는 업체로부터 인당 226만 원의 해외여행 경비를 수수하고, C씨 등 11명의 주재기자는 이 업체에 우호적 기사를 쓴 대가로 110~500만 원을 소속 언론사가 챙기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금품갈취, 횡령에서 최저임금법 위반까지

    검찰이 밝혀낸 언론사 범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과 배임수재, 금품갈취와 보조금 횡령, 최저임금법 위반과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등 다양하다.

    지역 언론사 간부와 기자가 특정 기업체 등에 우호적인 기사를 쓴 대가로 금품을 받고, 영세한 기업체 등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지만 실제 광고를 싣지 않기도 했다.

    지역 주재기자들은 주민 찬반 의견이 극명히 갈리는 국책사업을 시행하는 업체를 위한 기사를 쓰고 해외여행 경비 등 이득을 챙겼다.

    한 지역 언론사 간부는 ‘기업체 경영자가 친일파 후손이니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악의적 기사를 쓰고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기도 했다.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뒤 비용을 과다 계상해 하도급업체로부터 일부를 되돌려 받았다.

    또 다수의 지역 언론사는 기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했고, 일부는 주재기자를 고용하는 대신 형식적 용역계약을 맺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근로자로 올려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지검 정문. (사진=자료사진)

     


    ◇ 검 "열악한 지역언론, 구조적 비리 확인"

    검찰은 수사와 함께 지역 언론의 비리가 만연한 이유에 대한 진단도 함께 했다.

    지역 언론사는 신문 판매 매출보다 광고수익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광고를 수주하지 못하면 인건비 등 기본적 경비조차 조달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 언론사는 기자별, 지역별 광고 수주 목표를 설정해 놓고 수주한 광고비의 10~30%를 기자들에게 분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전북지역은 등록기준으로 일간지 16개, 주간지 29개 등 45개에 달하고 있다. 인구나 지역내총생산(GRDP)가 비슷한 다른 지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언론이 많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 전북보다 인구는 적지만 지역내총생산은 많은 충북은 일간지 2개, 주간지 28개 등 34개로 전북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주지검 김한수 차장검사는 "지역 언론사는 재정부실을 타개하기 위해 보조금을 전용하거나 광고비를 가장해 금품을 수수하기도 한다"며 "낮은 임금을 받는 기자들은 광고비의 일정 부분을 보전받기 위해 홍보성 기사를 쓰고 금품을 받거나 기업체 등의 약점을 잡아 금품을 갈취하는 악순환 구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북지역 언론과 전북의 발전을 위한 조언도 내놨다.

    김 차장검사는 "정상적 운영이 어려운 언론사가 구조적 비리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에서도 광고비나 보조금 지급에서 심사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겠다"며 "이번 검찰 수사가 앞으로 지역 언론사가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정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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