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영국 도의원(사진=자료사진)
"홍준표 전 지사의 3대 도정 농단 사건은 재조명돼야 합니다"
전국 유일의 진보정당 지역구 재선 광역의원인 여영국 경남도의원(정의당)이 8년간의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쓴소리'를 했다.
여 의원은 10대 도의회 마지막 회기인 제354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19일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여 의원이 강조한 3대 도정 농단 사건은 이렇다.
첫째, 국회 국정조사권까지 발동됐던 진주의료원 폐업이다.
여 의원은 "노동자들을 강성·귀족노조로 포장하고 마치 노동자들이 비리의 온상인 양 왜곡 선전하면서 공공성을 파괴한 사건'이라며 "국회도 잘못한 결정이라고 결론한 이 사건을 도의회는 잘했다고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재조명되어 노동자들, 피해 당사자들의 명예회복과 상처입은 마음을 위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홍 전 지사 주민소환운동으로까지 불거진 무상급식 중단이다.
여 의원은 "이 문제는 도민을 편가르기 하는 갈등 정치의 표본"이라며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무상급식을 좌파 정치세력의 전유물인 양 규정하며 해묵은 이념 논쟁을 촉발하고 도의회는 거꾸로 행정사무조사권까지 발동해 힘없는 교육청만 압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사건은 홍준표 도정이 교육청을 자신에게 굴복, 종속시키려는 정치적 의도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런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 과정을 재조명하고 제도 보완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여영국 도의원(사진=자료사진)
셋째, 경남교육감 주민소환운동 불법 서명 사건이다.
여 의원은 "선출된 권력을 제거하기 위한 도민 개인정보 불법 취득과 불법 서명사건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횡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3.15 부정선거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규정됐던 이 사건은 도청 고위공무원과 홍 전 지사의 최측근 기관장, 직원, 심지서 비서실 공무원까지 관여하고 사법 처리된 도청 역사상 최대의 불법 비위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러나 홍 전 지사는 조사 한 번 받지 않고 의회는 침묵했다.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2016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도 홍 전 지사의 관련성을 수사하라고 촉구한 바 있는 이 사건은 반드시 재수사를 통해 진상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 의원은 "의회가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냐"며 "제가 느낀 홍준표 도정 하에서의 도의회는 힘센 권력자에 비굴했고 힘없는 권력자에 강했으며 정치는 실종되고 힘의 논리만 작동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도정과 민주당 도의회도 지난 과거를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제가 살아온 세월 중 지난 8년이 가장 힘들고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음으로 양으로 응원해주신 도민들과 동료 의원님, 공직자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여 의원은 지난 2010년 도의회에 입성한 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유일하게 진보정당 소속 선출직 광역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새누리당이 도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도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 불통과 독선으로 점철된 홍준표 도정에 맞서 가장 쓴소리를 많이 한 도의원이었다.
실제 여 의원은 지난 2016년 7월 홍 전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다 홍 전 지사로부터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되는게 아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막말을 듣는 등 두 번의 단식을 했고 홍 전 지사 측으로부터 8건의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 의원은 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이번 지방선거에서 500여표 차이로 아쉽게 3선 도전에 실패하면서 의정 활동도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