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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북미 상호신뢰 구축 첫걸음, 이제 북한이 답할 차례이다



칼럼

    [논평] 북미 상호신뢰 구축 첫걸음, 이제 북한이 답할 차례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 나누는 두 정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한미연합훈련이 결국 중단으로 결정됐다.

    한미 국방부는 19일 "올해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방침은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바 있다.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게임(war games)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훈련의) 비용 대부분을 지출하고 있다"며 "훈련을 중단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한미연합훈련 중단방침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어서 우리 정부도 크게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내 "북미간 대화를 진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미 군 당국이 협의를 벌여 이날 "UFG연습을 북미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게 됐다.

    이번 한미연합훈련 중단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훈련 중단방침을 약속했다.

    이것은 한미동맹의 파트너로 함께 연합훈련을 해온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특히 훈련에 대해 '부적절하고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한 것은 그동안 이 훈련에 대해 한미 당국이 말해왔던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북한 침략을 위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줄곧 중단을 요구해 왔다.

    중국도 북한과 같은 편에 서서 북핵 해법으로 계속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준 것이고, 중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동안 '쌍중단'을 단호히 거부하며 북한의 위협에 맞서 열심히 연합훈련을 해온 한미 군 당국은 하루아침에 부끄러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됐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 부분도 동북아 평화질서의 한축을 담당하면서 많은 비용을 분담하고 있는 동맹국의 형편을 감안한다면 할 소리가 아니다.

    이런 과정상의 문제 외에도 보수권에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실행되기도 전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북한의 노림수에 놀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면 한미동맹의 중요한 축이 무너지게 돼 나중에 회복하기가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은 새로운 북미관계 형성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틀을 갖고 있다.

    이것은 완전한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던 이전의 접근방식과는 정반대다.

    이 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 구축이다.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서도 "새로운 북미관계 형성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번영과 평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러한) 상호신뢰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그동안의 북한 주장을 받아줌으로써 북한에 대해 미국이 당장 보여줄 수 있는 중대한 신뢰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상호신뢰를 위해 답할 차례는 북한이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북미간에 상호신뢰가 쌓이게 되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세상이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언(公言)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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