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B조 포르투갈-모로코(밤 9시. 루즈니키 스타디움)
호날두는 러시아월드컵 1호 해트트릭을 선보이며 2018년 현재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평가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3대3 무승부로 웃지 못했다. 호날두도 마찬가지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한 만큼 이란에 덜미를 잡혀 최하위에 처진 모로코는 다시 한번 승리를 노릴 만한 상대다. 호날두 역시 추가골과 함께 득점랭킹 단독 1위로 올라설 기회다.
모로코는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예상 못 한 패배를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최근 A매치 무패행진도 허무하게 마침표가 찍혔다. 하지만 남은 두 경기의 상대는 더욱 힘든 싸움이 유력하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한 차례 승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더욱 자신이 있다. 모로코는 앞선 네 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2승을 거뒀다. 그 중 첫 승의 상대가 바로 포르투갈이다.
모로코는 확실한 4백 수비를 세워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의 공격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덕분에 이 경기를 보는 확실한 재미는 포르투갈의 ‘창’과 모로코의 ‘방패’ 대결이 됐다.
▲A조 우루과이-사우디아라비아(자정. 로스토프 아레나)개최국 러시아가 일찌감치 2승으로 깜짝 활약하며 우루과이가 심적 부담을 덜었다. 러시아에 0대5로 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예선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갈 확률이 생겼다. 하지만 무승부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승리는 곧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만큼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 후 편안하게 러시아전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월드컵 첫 출전이었던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조별예선 돌풍으로 16강까지 갔던 사우디아라비아는 12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첫 경기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인접국의 조롱에 일부 선수의 징계 이야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심지어 선수단이 탔던 비행기가 불타는 사고까지 겪었지만 과거 두 차례 대결에서 패하지 않았던 좋은 기억을 안고 우루과이를 상대할 예정이다.
이 경기는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100번째 A매치가 될 예정이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수아레스가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출전하면 6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선수가 된다. 과연 수아레스는 자신의 100번째 A매치 출전을 자축하는 골을 넣을 수 있을까.
▲B조 이란-스페인(익일 새벽 3시. 카잔 아레나)깜짝 승리로 B조 선두에 오른 이란은 내친김에 5번째 월드컵 출전 만에 첫 16강을 노린다. 승점 3점을 확보한 만큼 남은 스페인,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하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함께한 7년 동안 수비를 단단하게 단련한 만큼 지키는 건 자신이 있다. 다만 1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수비수 루즈베 케시미가 다친 공백을 메워야 한다.
스페인에 이란전은 사실상 다시 시작하는 월드컵이다. 포르투갈전에서 얻은 승점 1점에 그치는 아쉬운 결과를 만회할 최고의 기회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가 잦았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도 다시 출전해 자신감 회복이 예고됐다. 시련이 오히려 스페인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기회가 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