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도 당시 미륵사지 석탑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에 걸친 수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석탑 유산 중 하나인 이곳은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문제점이 드러나, 이듬해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수리를 결정했다.
해체 보수를 맡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최근 수리를 마친 석탑 모습을 공개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향가 '서동요'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에 중흥기를 이끈 무왕(재위 600∼641) 시대에 지은 백제 건축물이다. 목탑처럼 석재 2천800여 개를 짜 맞춘 형태로 석탑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유산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그 본래 모습을 유지했지만, 당시 벼락을 맞아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로 있다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시멘트를 땜질을 해서 응급 보수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실제 해체 보수는 2001년 10월 고유제를 개최함으로써 시작됐다.
연구소는 석탑의 본격적인 해체조사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학술·기술 조사연구,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을 시행하였다. 원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해 석탑을 보수했다.
어떤 상태로 보수 복원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지만, 6층까지 세우는 것으로 결론났다.
연구소는 다음달 말 석탑 외부에 설치한 가설 시설물(덧집) 철거와 주변 정비를 시작해 12월에는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수리 후 미륵사지 석탑(동북측면)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단일문화재로는 최장기간 체계적인 수리가 진행된 사례로 꼽힌다. 해체에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연구소는 "국제 기준에 따라 학술조사와 해체·수리 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에서 석조문화재 수리의 선도적 사례"라고 밝혔다.
2009년 1월 석탑 해체조사 과정 중 1층 내부의 첫 심주석(돌기둥)에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가 발견되면서 석탑 건립 시기(639년), 미륵사 창건의 배경과 발원자 등이 밝혀졌다. 이후 수습한 유물은 학술조사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최근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연구소는 이러한 성과를 비롯해 그동안 작업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 발간, 기술교육, 학술행사 등을 통해 성과를 계속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