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경기서 이집트 파트히의 자책골 (사진=연합뉴스 제공)
팀 동료를 당혹감에 빠뜨리는 자책골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풍년이다.
20일 오전(한국시간)까지 조별리그 17경기를 치른 가운데 자책골이 5개나 나왔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전체 자책골 숫자와 같은 수치이며 1개만 더하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작성된 역대 단일 대회 최다 자책골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이번까지 역대 21차례 월드컵 무대에서 나온 자책골은 46개로 늘었다.
러시아 월드컵에선 모로코의 아지즈 부핫두즈가 첫 자책골을 기록했다.
부핫두즈는 16일 이란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때 모서리에서 올라온 이란의 프리킥 공을 머리로 걷어내려다가 그만 자신이 지키던 골 안으로 집어넣었다.
1-0으로 승리한 이란은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8년 만에 승전고를 울리고, 5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후반전 슈팅 없이 승리한 팀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호주와 나이지리아도 자책골의 불운을 맛봤다.
호주 애지즈 베이이치는 FIFA의 기록 정정으로 대회 두 번째로 자책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프랑스 폴 포그바는 16일 호주와의 C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6분 중원에서부터 직접 볼을 치고 나가 골문으로 쇄도한 뒤 올리비에 지루의 패스를 되받아 문전을 향해 슛했다.
슈팅은 호주 수비수 베이이치의 몸을 맞고 공중에서 꺾였고, 호주 골문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골라인 판독을 거쳐 득점으로 확정된 포그바의 골은 나중에 베이이치의 자책골로 수정됐다. 베이이치의 몸에 맞지 않았다면 골이 안 됐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나이지리아 오그헤네카로 에테보도 D조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헤딩 슛을 못 피한 바람에 자책골의 제물이 됐다.
아흐마드 파트히(이집트), 치아구 치오네크(폴란드)도 자신의 몸을 맞고 굴절된 공이 아군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탓에 자책골로 얼굴을 감쌌다.
우리나라도 월드컵에서 두 차례 자책골을 남겼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에서 조광래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이 각각 자책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당시 경기에서 2-3, 1-4로 각각 패했다.
박주영은 남아공 대회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에서 1-1로 맞선 후반 4분 프리킥 골을 터뜨려 같은 대회에서 자책골도 넣고 득점도 한 희귀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