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를 검찰에 고소한 곽예남 할머니 . (사진=연합뉴스 제공)
광주전남 지역의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곽예남(93) 할머니가 2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지영 작가(55)에 대한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곽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초 조카 이관로(62) 씨와 함께 공 작가를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가 소설 '도가니'로 장애인학교 성폭력 범죄를 고발했던 공 작가를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한 사연은 이민주 목사와 인연을 맺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이씨는 지난해 2월 12일 전주 천사미소주간보호센터를 찾아가 이민주 목사를 만났다.
곽 할머니의 한 맺힌 생을 언론으로 접한 이 목사가 새로운 보금자리 건축 지원을 약속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곽 할머니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든 1944년 봄 만 열아홉 살 나이로 일본군 성노예인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에서 60여년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2004년 귀국했고 2015년 1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집에서 죽고 싶다'는 곽 할머니를 요양원에서 전남 담양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모셔왔다.
수도시설을 갖춘 침상이 필요해 이씨는 비닐하우스로 찬바람을 막은 컨테이너 가건물에 곽 할머니를 모실 수밖에 없었다.
이 목사는 딱한 사정을 알고 곽 할머니가 지낼 새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이 목사를 둘러싼 봉침 논란이 불거졌다.
봉침 사건은 남성 정치인을 상대로 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을 받는 이 목사를 둘러싼 스캔들로 공 작가는 이 사건의 진실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는 이 목사를 향한 공 작가의 비판 화살이 느닷없이 자신들을 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공 작가가 페이스북에 '이씨가 고급 수입차를 타고 다닌다', '광주전남 시민에게 성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혈관 주사를 맞으면서 곽 할머니 몸에 든 멍이 조카의 폭행 때문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토로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는 방송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에까지 이러한 주장이 잇따르자 일면식도 없는 공 작가를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곽 할머니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단지 이 목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 같다"며 "저는 수입차를 타거나 성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이 목사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나 억울하고 분한 것은 공 작가가 제 페이스북의 곽 할머니 관련 게시물에 '성기봉침' 댓글을 단 것"이라며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상대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곽 할머니와 이씨가 공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는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돼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