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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도권 회복한 中, 美 무역공세에 北카드로 맞설까



아시아/호주

    한반도 주도권 회복한 中, 美 무역공세에 北카드로 맞설까

    • 2018-06-20 23:44

    중국, 북미 정상회담 직후 소외되는 분위기에서 김정은 방중으로 주도권 회복, 무역갈등에서 북한카드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도 있게 돼

     

    지난 19일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으로 중국이 얻은 소득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중국 소외론’을 완전히 불식시켰다는 점이 값지다.

    북중 관계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3개월 사이 김 위원장이 3차례나 방중했다는 사실은 북중 관계가 예전 선대(先代) 때의 ‘혈맹’ 관계 못지않게 밀착됐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다롄(大連) 해변가에서 산책회동을 가진지 한달 여만에 다시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얼굴을 맞댄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서로를 향해 최상급 찬사를 보내기 바빴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한 시 주석은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존경하고 신뢰할 만한 위대한 지도자’로 추켜세운 뒤 북중 관계를 ‘한 집안 식구’에 비유하며 “두 나라 관계가 전통적인 관계를 초월해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내외에 뚜렷이 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으로서는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배후론’을 언급하며 느닷없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해버린 뒤 북핵 논의 테이블 밖으로 밀려버릴 듯한 위기에서 일거에 벗어나는 장면이었다. 북미 정상회담 참가차 싱가포르로 향하는 김 위원장에게 국적기를 빌려주며 중국의 영향력이 아직 살아 있음을 부각시키려 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비길 바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이 북중 양당과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고도로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시 주석의 발언 뒤에는 이같은 안도감이 깔려있다.

    김 위원장의 3번째 방중을 계기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한 협조를 부탁했다면 중국의 발언권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게 더욱 값진 것은 북한 카드를 미국과의 여러 갈등 국면에서 유용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미중 무역갈등에서 북한을 “핵심적인 협상카드(a key bargaining chip)”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시 주석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단지 대두 수입이나 보잉사 비행기 계약 체결 등 통상 문제를 넘어서게 했다고 평가했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5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 검토를 지시하며 재보복에 나선 시점이다. 중국으로서는 보복 관세 뿐만 아니라 미 국채를 매각하거나 자국내 미국기업을 직접 압박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만 하던 차였다. 자신의 정치적 치적 상당 부분을 북한 비핵화 결과물에 의존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되는 현상이 달가울 리 없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중 정상회담을 신중하게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트위터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아직까지는 양국 정상의 3번째 만남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난지 일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북측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파트너를 정하지 않아 후속협상이 늘어지고 있다는 점도 미국측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카드로 일거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입김을 차단했지만 이번에는 정상회담이 열린 뒤라 전과 같은 판뒤집기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무역압박에 맞서 중국이 북미 후속협상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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