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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로 단속 유예? 불법행위 봐주기 연장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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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52시간 근로 단속 유예? 불법행위 봐주기 연장일 뿐"



    - 하종강 교수 "주 52시간 근로, 단축이 아니라 정상화"
    - 단속 유예 요구는 불법행위 6개월 연장하자는 것
    - 연장근로 없이 기본급만 받아도 살 수 있는 수준 되어야
    - 유연근로제 활용으로 충격완화는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6월 20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 정관용> 다음 달부터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서 상시 근로자 수 300명 이상 사업장이나 공공기관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하죠. 그런데 경총이 당장 시행 어렵다. 유예기간을 달라, 이렇게 요구했고요. 당정청이 논의를 해서 시행을 늦출 수는 없다. 하지만 단속과 처벌을 올 연말까지 유예한다 이렇게 결정해서 사실상 경총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죠. 노동계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또 이거 바람직한 방향인지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이시죠. 성공회대학교 하종강 교수 연결해 봅니다. 하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하종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번 결정 어떻게 보십니까?

    ◆ 하종강> 지금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주 52시간으로 단축됐다고 자꾸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줄어들었다기보다 이게 주 68시간으로 부당하게 늘어났다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정상화일 뿐이다.

    ◆ 하종강> 우리가 주 40시간제가 도입된 지가 한 14년쯤 전인데 그때부터 10여 년 동안 일주일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본다, 이런 법률 해석에 이견이 없었어요, 10년 이상 동안. 그랬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선 게 노동시간 구조개혁 얘기가 나오면서 갑자기 68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행정 해석이 나왔던 거거든요. 그 기간 동안 기업이 사실상 혜택을 본 겁니다. 그랬다가 다시 52시간으로 돌아가는 거니까 이게 지금 마치 노동자들이 큰 혜택을 입는 것처럼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에요.

    ◇ 정관용> 그래요. 정상화이기는 합니다마는.

    ◆ 하종강> 기업에서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좀 심하게 표현하면 불법행위를 한 6개월 정도 할 수 있게 유예해 달라 이런 요구나 마찬가지인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그 요구를 받아들였잖아요,정부와 여당이.

    ◆ 하종강> 받아들이면서 사실 강력히 처벌을 요구하는 제3자가 있거나 피해자가 있으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는 없는데 노동부가 이제 행정일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처벌하지는 않겠다, 이런 약속을 한 거죠. 그러니까 이번 조치가 의미가 있으려면 6개월 뒤에 똑같은 상황이 안 돼야 돼요.

    ◇ 정관용> 그러니까 6개월 후에는 반드시 아주 강하게 처벌한다 이렇게 돼야 되는 거죠.

    ◆ 하종강> 6개월 동안 기업이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하 교수님 표현에 따르면 기업이 그동안 하던 불법행위를 6개월 더 하게 해 달라라고 한 것을 정부가 그래, 그럼 봐줄게라고 한 것 이건 비판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 하종강> 지난 최저임금도 사실 임금체계 문제고 이것도 임금체계의 문제거든요. 그런데 아마 정부 내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이라든가 소득주도성장이라든가 이런 게 과도하게 좀 좌클릭된 게 아닌가 이런 시각이 있나 봐요,요즘. 그래서 우려스러운데 총리가 이야기한 것도 그렇고 하여튼 기업의 걱정을 상당히 많이 받아들였고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오니까.

    ◇ 정관용> 특히 고용지표.

    ◆ 하종강> 고용지표뿐 아니라 다른 경제지표도 별로 좋은 게 별로 없잖아요, 지금. 기업의 걱정을 정부가 과도하게 수용한 게 아닌가 이런 느낌은 듭니다.

    ◇ 정관용> 6개월 사이에 기업도 충분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까, 그러면?

    ◆ 하종강> 이제 주 52시간 이상을 일할 수 없게 된 거잖아요. 노사가 합의해도 불가능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노동자 입장에서도 자기가 주 52시간보다 더 일하고 싶어도 이제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러면 실제로 회사 안의 업무가 계속 존재하는 한 사람이 더 필요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업종별 특성도 상당히 다양해서 특히 건설업 같은 경우에는 무슨 새벽 6시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고 아마 기업은 대부분 그런 경우에 비정규직을 많이 또 고용하려고 할 겁니다. 가능한 한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쪽으로 가야 되고 한국 경제가 기업이 그 정도의 부담은 감당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가 이렇게 본 거죠, 큰 그림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근로시간 단축 관련 단속·처벌 6개월 유예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런데 예를 들자면 지방에 있는 사람이 별로 많이 다니지 않는 버스노선 같은 경우 근무하고 있는 분들. 주 52시간 지키려고 하다 보면 배차 간격을 아예 그냥 지금 한 10분, 20분 간격에 오던 걸 거의 30분, 40분 간격으로 늘려버리고 이런 식으로 하는 행동들도 벌어진다고 하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하종강> 버스는 그동안 특례업종이었어요. 이번에부터 적용을 받게 된 거거든요. 그건 아마 작년 7월달에 경부고속도로에서 광역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았을 때 그 버스 운전기사 노동시간이 하루 노동시간이 하루 18시간이었다 이게 널리 알려지고 나서 인식이 되면서 아마 버스가 이번에 포함이 된 것 같아요. 버스도 공공성이 상당히 강한 사업 분야이니까 국민들도 왜 우리의 세금이 그런 데 쓰이냐 이렇게 의심 가질 것이 아니라 버스노동자의 소득을 보장하고 또 국민들은 생활의 불편이 없는 방향으로 지원을 좀 해야 될 겁니다. 그런 업종은.

    ◇ 정관용>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 추가로.

    ◆ 하종강> 사실 정부가 지원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 정관용> 방금 이제 건설노동자 예로 들었고 제가 버스노동자 예로 들었고 이처럼 직종별로 워낙 상황이 다양해서 게다가 또 많은 노동자들은 아니, 나는 조금 더 추가로 일을 하더라도 월급을 더 받는 게 좋다. 지금 이미 많이 받고 있는데 일 못하게 해서 월급이 깎인다, 이건 안 된다라고 반발한 노동자들 뭐라고 하실래요?

    ◆ 하종강> 그래서 지금 정부, 국회 쪽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대략 월 임금 평균이 37만 원 정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이제 평균 11. 5% 정도라는 거거든요. 정규직은 대략 10. 5%, 비정규직은 더 많이 줄어들어서 17. 3% 정도 줄 거다, 이런 데이터가 나오기는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기본급만 받고 살아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어야 그게 바람직한 거예요. 기본급만 받으면서도 살 수 있을 만큼 달라는 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질 수 있어요, 당연히. 그런 진통을 겪겠지만 기본급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우리가 바뀌어야 하는 거니까. 언제나 한번 넘어야 할 산이죠, 이건.

    ◇ 정관용> 그런데 그 진통 과정에서는 기업은 일 못 시키니까 사람은 추가로 뽑아야 되지만 안 뽑고 비정규직 그냥 쓰고 노동자들은 나 일 더 하고 싶은데 못하게 하니까 오히려 더 정부를 향해 불만 털어놓고. 정부는 가운데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 진통 잘 넘길 수 있을까요.

    ◆ 하종강> 비슷한 경험을 과거에 했었거든요. 주 40시간제가 도입될 때.

    ◇ 정관용> 14년 전.

    ◆ 하종강> 그때도 난리 났었거든요. 이거 갑자기 주 5일 근무제로 바뀌게 되면 큰일이다. 그런데 그때는 근로기준법 개정하면서 부칙에 어떤 조항이 있었냐면 이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노동시간이 주 40시간으로 정착되면서 노동자의 임금이 임금 총액이 감액되지 않도록 기업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조항이 근로조항 규칙에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 단계를 넘어왔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조치까지 법에 명시하지는 않은 거거든요.

    ◇ 정관용> 어떻게든 이 진통을 겪어서 임금 체계 개편과 근로시간 단축 그리고 고용 창출 이 세 토끼를 다 잡아야 되는군요.

    ◆ 하종강> 그리고 기업들도 요즘 보면 기업 컨설팅을 하는 회사 쪽에서는 벌써 유연적 노동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 이런 걸 충분히 활용하자, 이런 지침들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에서 그런 것들을 완충작용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면서 차츰차츰 정착해야죠.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유연 근로제, 탄력 근로제하는 게 그러니까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어떤 특정한 일이 많을 때도 한 열 몇 시간씩 일해도 그다음에 휴일을 더 주고 이런 건가요.

    ◆ 하종강> 이건 새로 도입할 필요도 없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는 이미 도입돼 있어요. 기업이 이걸 이제 활용하고 있는데 이걸 좀 더 활용하고 싶어하겠죠. 예를 들어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사가 합의하면 3개월 동안 평균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면 어떤 달에는 그걸 초과해서 시킬 수 있고 연장 노동시간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조항이거든요. 그러니까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노사가 합의하면 1개월을 표준으로 산정을 해서 특정한 날이나 특정한 주에 추가 노동시간이 있어도 그것이 법 위반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제도니까 그러니까 이런 제도들이 기존에 마련돼 있으니까 이런 걸 기업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텐데 다만 그것이 탈법의, 법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되죠.

    ◇ 정관용> 그리고 많은 청취자분들께서 아마 시시콜콜한 궁금증들을 보내주고 계신 게 예를 들자면 동료랑 잠깐 나가서 커피 마시고 왔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느냐.

    ◆ 하종강> 그건 그동안도 법률적인 해석이 이제 판례가 있어요. 그래서 물을 마신다든가 담배를 피운다든가 이걸 최소한 기호행위 이렇게 표현하고요. 법률적으로. 그다음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생리현상에 따른 행위는 업무시간에 허용돼야 하고 그 시간을 합쳐서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이런 해석은 지금까지 있었고요.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게 뭐냐 하면 노동법 가이드북을 만들면서 휴게시간을 조금 더 명확히 정의한 겁니다. 그러니까 휴게시간이라고 해도 대기장소가 제한돼 있거나 언제 다시 업무지시가 떨어질지 몰라 대기해야 되는 시간은 휴계시간은 아니다, 그 시간은. 온전하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라야 휴게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이 명확하게 나와서 이게 기업에 부담이 되는 거고요. 그 다음에 이제 접대시간을 업무로 볼 수 있느냐. 이것도 가이드북에 내용이 있기는 있어요.

    ◇ 정관용> 뭐라고 돼 있습니까?

    ◆ 하종강>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았거나 사후에 보고해야 하는 경우의 접대는 업무시간으로 본다, 이런 기준을 마련했거든요. 그러면 이제 사전에 기안을 했는지 또 경비를 회사가 지출했는지 이런 게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거고요. 요즘 직장인들 회식 없는 직장인들 거의 없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회식은 어떻게 된 거예요.

    ◆ 하종강> 그것도 마찬가지로 본다는 거죠. 회식도 그것이 업무의 연장으로 보려면 회사의 업무의 일환으로 계획된 일이어야 하고 경비를 제출하거나 사전에 기안을 했다든가 이런 게 있었나 없었나 이런 걸 중요하게 보겠고요. 부서 간의 단합행위 이건 아니다, 이건 명확히 했어요. 다만 업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의 조건을 몇 개의 가이드북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가이드라인도 몇 가지 소개해 주시고 하셨는데 또 회사마다 직종마다 또 다 천차만별로 적용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따로 다 따져야 되기 때문에 회사, 기업 측도 노동자 측도 함께 합심해서 진통을 겪어서 정착을 시켜야지 서로 으르렁대고 싸울 일이 아니다.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종강> 고맙습니다.

    ◇ 정관용>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성공회대 하종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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