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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법원·검찰 개혁 '촛불 열망'이 드라마로

    방송가에 불어닥친 '법조 드라마' 붐
    법원·검찰 부조리 다루며 대중과 공명
    "열망 확산…공영방송 정상화도 한몫"

    (사진=JTBC 제공)

     

    판사·검사 세계를 그린 법조 드라마의 기세가 심상찮다. 부조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검찰과 법원을 개혁하자는 국민적 열망이 드라마를 위시한 대중문화와 공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MBC '검법남녀', tvN '무법변호사', JTBC '미스 함무라비'. 현재 방영 중인 법조 드라마들이다. KBS 2TV에서는 최근 '슈츠'가 막을 내렸고, 지난달 '스위치 - 세상을 바꿔라'를 끝낸 SBS에서는 다음달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선보인다. 웬만한 채널에서는 법조 드라마를 의무적으로 다루고 있는 분위기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21일 "대중문화와 사회·정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며 "사회 분위기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대중문화 콘텐츠가 다시 사회 분위기나 정치권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순환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결국 "현재 소개되는 법조물 등 사회 부조리를 다룬 드라마들이 촛불혁명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정권 아래 법조계 부조리를 다룬 문화 콘텐츠를 내놓는 일은 영화계에서 주도했다. '내부자들'(2015), '검사외전'(2016), '더킹'(2017)과 같은 상업영화를 통해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켜 온 것이다.

    공영방송이 감시견 역할을 외면한 채 정권의 거수기 노릇을 하던 시절, 대중은 한국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영화를 찾아보면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하고 위로받았다. KBS·MBC가 정상화 길을 걷고 있는 지금, 공영방송 드라마 역시 이러한 흐름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하재근은 "대중문화계는 대중의 열망을 받아 콘텐츠를 내놓는데, 공영방송 정상화 역시 촛불혁명으로 그 계기를 마련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이 어떠한 사회 부조리에 불만을 갖고 변화를 열망하는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흐름이 법조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검법남녀' '무법변호사' '미스 함무라비' '슈츠' 포스터(사진=MBC·tvN·JTBC·KBS 제공)

     

    "KBS·MBC가 법조 드라마 등 사회 부조리를 다룬 문화콘텐츠를 다루게 된 데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100%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으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상화 이후 새 방향을 설정하면서 전략적으로 참신한 문화콘텐츠를 바랐을 것이고, 케이블·종편에서 선보여 온 장르물이 각광받는 것을 보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공영방송이 정상화 되면서 드라마를 통해서도 우리 사회 부조리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여겼을 때는 사회 불만을 해결해 나가는 법정물에까지 자연스레 생각이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방영 중인 법조 드라마 가운데 '미스 함무라비'는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원작자로서 현직에 있는 서울동부지방법원 문유석 부장판사가 직접 극본을 쓴다는 점에서 사법부 속살이 낱낱이 드러나는 까닭이다.

    하재근은 "그간 법조 드라마는 검사·변호사 위주로 흘러 왔기 때문에 사법부 세계를 구체적으로 그린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며 "사법부 개혁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굉장히 커지는 현실에서 '미스 함무라비'가 그 빈구석을 채운 셈"이라고 봤다.

    이어 "현직 판사가 제작에 관여한 작품을 통해 그 세계를 세밀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대중의 열망과 맞아 떨어진 측면이 강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는 "촛불로 정권을 바꾼 국민의 열망은 사회 부조리 개혁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TV 드라마 역시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다루는 쪽으로 가면서 하나의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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