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2대 1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주말 밤에 열린 두 번째 한국전의 해설 승자는 이영표였다. 지난 18일 한국-스웨덴전에 이어 2연승이다.
2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2시까지 지상파 방송 3사가 생중계한 한국-멕시코전의 시청률 합은 34.4%였다.
채널별로는 KBS 2TV 13.4%, MBC TV 11.5%, SBS TV 9.5%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스웨덴전의 3사 시청률 합은 40.9%였으며, 1위는 KBS 2TV였다.
경기는 1-2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국민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각각 해설위원으로 나선만큼 채널을 돌려가며 경기를 지켜봤다.
3사 해설위원들은 전직 선수로서의 현장 경험이 담긴 생생한 해설을 하다가 선배로서 선수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앞으로 한국 축구가 다음 월드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KBS는 차분하고 안정된 호흡을 자랑하는 이영표 해설위원-이광용 캐스터에 더해 가장 최근까지 필드에서 뛴 이근호 해설위원이 합류해 평소보다 활발한 중계를 보여줬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멕시코 관중의 야유가 경기장을 빼곡히 채워 현장 음향 상황이 좋지 못했던 가운데 또랑또랑한 발성을 자랑하는 이영표 해설위원 덕분에 KBS 중계가 3사 중 가장 잘 들렸다.
이영표 해설위원 특유의 냉철한 해설 역시 축구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전반전 장현수의 태클로 멕시코가 페널티킥을 얻어 우리가 실점하자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 해설위원은 한 수 앞을 내다보고 '공을 뺏기면 안 된다', '역습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 '믿고 보는' 이영표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는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에 득점하자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할 것을 독려하는 등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MBC는 다수 예능 출연을 통해 쌓은 입담과 지도자 자격증으로 전문성을 겸비한 안정환 해설위원과 김정근 캐스터, 서형욱 해설위원이 중계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날도 특유의 현장감과 역동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상대 팀의 전술을 빠르게 이해한 후 선수들에게 실시간으로 코칭해주는 듯한 해설을 선보여 축구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골을 허용했을 때는 "경기가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냉정하게 짚으면서도 "장현수가 흔들리지 않게 주변에서 잘 얘기해줘야 한다"고 격려했다.
안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비판을 아끼지 않았으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탄식과 한숨을 내뱉었다.
2점 차이로 지고 있을 때는 "우리 후배들, 이대로 끝내면 너무 아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장외에서는 축구 BJ 감스트가 '날 것'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한층 띄워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다.
(사진=연합뉴스)
SBS의 '빼박콤비', 박지성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는 지난 개막전, 한국-스웨덴전보다 훨씬 좋아진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박지성 해설위원은 한층 안정된 목소리 톤을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꿰뚫으며 침착한 해설을 보여줬다. 중간중간 복기를 통해 스웨덴전과 비교해주는 해설도 호평을 받았다.
그는 경기 후에는 "우리 축구 현실이 지금 여기까지인 것 같다.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나갈 것인지,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바꿔야 한다"는 일침을 가했다.
해설위원 못지않은 전문성과 노련함을 자랑하는 배성재 캐스터는 끊김이 없는 중계를 했으며, 스타디움의 응원단 분위기 등 시청자들은 볼 수 없는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도 힘썼다.
배성재 캐스터는 또 결정적인 순간마다 목소리 강약 조절을 통해 자칫 단조롭게 들릴 수도 있는 중계에 숨을 불어넣었다.
한국-독일전은 오는 27일 밤 11시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