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에 예멘 출신 난민 수백 명이 갑자기 몰리면서 국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 씨가 26일 "필요하다면 목소리를 내겠다"며 소신을 밝혔다.
정씨는 이날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길 위의 사람들: 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세션에 참석해 "최근 (예멘 난민 문제) 논의 과정에서 근거가 빈약하거나 과장된 정보로 논의의 본질에서 벗어난 감정적 표현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우리 국민의 인권보다 난민 인권이 더 중요한 것이냐고 질문하시는데, 난민도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이니 그들의 인권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누구도 우선시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달 1일을 기점으로 제주도 무비자 입국불허 대상국에 예멘을 포함해 12개국으로 늘린 것과 관련해서는, "예멘을 추가했다는 건 인권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자로 난민 입국을 제한하는 건 난민들이 어느 나라에 가서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도록 하는 위험성이 내포된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정씨는 최근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맞아 SNS 계정에 '난민과 함께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매년 해오던 것처럼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게시물과 함께 유엔 난민 기구의 공식 입장문을 게재했다"며 "기구 입장문은 늘 당사국의 정부를 상대로 얘기하기에 강력한 논조 띄고 있어 강력한 문구에 놀라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반응과 혼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찬반을 따지기 전에 이해와 관점의 차이를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예멘 난민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있으니 '우리도 힘들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정부는 그런 국민의 고민을 귀담아들어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차분하게 현명함을 보여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