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27일 오후 일정이 전부 당일에 돌연 취소됐다.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일정과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정이 예정돼있었다.
대통령의 일정이 당일 취소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는 일정이 맞지 않았다는 점, 회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른 내막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접견 일정, 그리고 오후 3시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후 1시 30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의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일정은 취소됐고,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연기됐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일정 취소에 대해서는 "양측이 협의해서 일정을 취소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이 일정이 오전부터 별다른 게 없었다는 점, 정상들의 일정은 사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취소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3시 예정됐던 규제개혁 점검 회의의 취소 배경은 준비 부족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회의를 앞두고 일부 안건에 대해 미흡하다고 느꼈고, 문 대통령에게 건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늘 집무실에 나와 이 총리에게 보고를 받은 뒤 '답답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의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서 보고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무총리실은 이날 서면 자료를 통해 "오늘 대통령 주재로 개최 예정이었던 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연기됐다"며 "추가적인 내용 보강이 필요하며, 오늘 집중 논의 예정이었던 빅이슈에 대한 추가협의도 필요하다고 판단돼 국무총리가 개최 연기를 건의해서 (연기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도 CBS와 통화에서 "국무총리가 무엇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위의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규제 혁신에 대해) 속도를 굉장히 강조하셨다"며 "오늘 준비된 보고 내용 자체는 상당한 진전이 있는 걸로 알고있지만 그 정도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회의 또한 사전부터 준비됐던 일정이다. 규제혁신 점검회의 자체도 이번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었고, 국무조정실에서는 전날 출입기자단에게 52페이지 분량의 관련 보도자료도 배포했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일정 연기가 이례적이고 혹시 대통령의 다른 일정이 잡힌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말할 수 없고, 다만 규제혁신 점검회의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오전에 이 총리에게 보고받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서 관련한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 갈 일은 절대 없고,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